국가 채무 시계가 빨라지는 가운데 중앙정부의 재정과 조세지출 합계가 800조원을 넘어섰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의무지출과 관행적으로 연장해온 조세지출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없이는 재정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 정부지출 808조 5천억 원 돌파…재정 건전성 경고등
국회예산정책처의 '대한민국 조세'에 따르면, 올해 예산안 기준 재정지출과 조세지출을 합한 정부지출 규모는 808조 5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재정지출이 728조 원으로 90.0%를 차지했으며, 조세지출은 80조 5천억 원으로 10.0%를 기록했다. 새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 아래 재정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이미 26조 2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되면서 재정지출 규모는 753조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11.8% 증가한 수치다. 기획예산처는 2027년 예산안 편성 지침을 통해 내년에도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예고했으며, 이에 따라 재정지출은 800조 원을 향해 나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 늘어나는 의무지출, 구조개혁 난관
특히 인구 고령화로 인해 연금, 의료 등 의무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이러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내년에는 의무지출 10% 감축을 포함한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했으나, 복지 지출 비중이 높은 현실을 고려하면 실제 구조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기계적' 자동 증가 구조 문제
이와 더불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문제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교육교부금은 중앙정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지원하는 금액으로,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의 일부로 조성된다. 초·중·고 학령인구는 급감하고 있지만,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와 연동되어 세수가 늘면 자동으로 커지는 구조다. 정부는 그간 고등교육 등으로 용처를 일부 넓혀왔지만, 근본적인 개편을 위해서는 내국세 연동 방식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4월 10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법으로 세수가 걷히면 일정 부분은 교육 예산으로 쓰도록 정해놨다"며 추경 편성과 관련해 교부금 구조의 경직성을 지적했다. 총재는 "지금 같이 추경을 통해 경기 대응을 해야 하는데 초과 세수가 생겼다고 이를 초·중·고 교육 예산으로 기계적으로 보내는 것이 과연 목적에 합당하냐, 이런 경직성은 다시 한번 고려해 봐야 하지 않겠냐의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초과 세수 추경에 따라 교육교부금은 총 4조 8천억 원 증액 편성됐다.
▲ 조세지출도 역대 최대치 경신…'일몰 연장 관행' 탈피 과제
세액공제·감면 형태로 이루어지는 조세지출 역시 사실상 재정지출과 유사한 효과를 내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76조 원을 웃돌며 최대치를 기록했던 조세지출은 올해 80조 5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조세지출 기본계획에서 일몰 예정인 제도를 번번이 연장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일몰 재도래 시 제도 폐지' 원칙을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조세지출 항목은 예산서상 59건이며, 해당 항목의 지출액 전망치는 4조 9천억 원이다. 이 중 43건은 적극적 관리 대상으로 3조 8천억 원 규모이며, 나머지 16건은 잠재적 관리 대상으로 1조 1천억 원 수준이다.
▲ 전문가들 "구조개혁 없인 재정 지속 불가능"
전문가들은 구조개혁 없이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전 재정학회장)는 "학령인구가 줄면 필요한 재원도 줄어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이 필요한데 정치 논리와 섞이다 보니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재정학회장)는 "작년에 역대 최대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한 뒤 지출을 확대했다"며 "구조조정을 제대로 했다면 절대적인 규모가 줄고 증가율이 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육교부금 등의 재정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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