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글로벌 전기차용 음극재 시장이 전기차 판매 감소라는 악재 속에서도 소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 내부적으로는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공급망 편중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전기차 판매 감소에도 음극재 적재량 4.8% 증가
14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2월 전 세계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음극재 총량은 159K ton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7.0% 감소하며 역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배터리 용량 대형화와 재고 물량 등의 영향으로 음극재 수요는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비중국 시장의 음극재 적재량은 72K ton으로 전년 대비 15.5% 성장하며 전체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비중국 지역의 전기차 생산 확대가 글로벌 전체 수요의 하락 방어선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중국계 업체 시장 점유율 96% 달성
업체별 순위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
ShanShan(33K ton)과 BTR(30K ton)이 나란히 1, 2위를 기록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뒤를 이은 Kaijin은 전년 대비 18.6% 급증한 21K ton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Shangtai, Zichen, Shinzoom 등 상위권 대다수가 중국계로 채워졌다.
국적별 비중을 살펴보면 중국 기업의 지배력은 가공할 수준이다.
2025년 1분기 93%였던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2026년 초 96%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에서 대규모 생산 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시장의 거의 모든 물량을 흡수하고 있는 구조다.
▲ 실리콘 음극재와 비중국 공급망이 유일한 변수
중국의 독점적 구조 속에서 시장의 시선은 중장기 기술 변화로 향하고 있다.
전기차 성능 차별화를 위해 고에너지 밀도와 급속 충전을 가능케 하는 실리콘 복합 음극재(Si-Anode) 채택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기술 고도화를 위해 공동 개발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을 비롯한 비중국 업체들은 이 지점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와 실리콘 복합 기술을 결합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비록 단기적인 점유율 반등은 쉽지 않으나, 지역 다변화와 기술 진보가 향후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지역별 수요 양극화와 공급망 통제 리스크
지역별로는 온도 차가 뚜렷하다. 유럽 시장은 완만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미국은 세액공제 혜택 종료 이후 상대적 약세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비중국 시장을 하나의 단위로 보기보다는 각 지역별 정책 변화에 따른 개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 측면에서는 통상 규제보다 '공급망 통제 리스크'가 더 큰 위협으로 부상했다.
특정 국가에 96%의 물량이 집중된 현 상황은 향후 자원 무기화나 공급 차질 발생 시 글로벌 전기차 산업 전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 '성장 둔화 속 집중 심화' 당분간 지속될 듯
종합적으로 볼 때, 현재 음극재 시장은 '성장 탄력 둔화'와 '공급 집중도 심화'라는 두 가지 특징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기는 지났지만,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는 오히려 역대 최고치에 도달한 상태다.
차세대 음극재 기술과 공급망 다변화 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전까지는 이러한 중국 중심의 고착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 내 시장 점유율 구도의 드라마틱한 변화보다는 기술 격차를 벌리려는 후발 주자들과 규모의 경제를 유지하려는 선두 주자 간의 눈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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