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이란산 석유 거래 혐의로 중국 대형 정유사 헝리그룹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를 '불법적 일방 조치'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 양국 간 외교 및 경제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번 조치는 국제 에너지 시장과 미중 관계에 중대한 파장을 예고한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산 석유 구매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중국의 주요 민간 정유 기업인 헝리그룹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조치는 헝리그룹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산 석유를 구입하며 이란군을 포함한 이란 정권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및 지역 불안정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란의 석유 수출을 지속적으로 제한해 왔다. 이번 제재는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이란과의 거래에 관여하는 제3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 적용 범위가 확장되었음을 시사한다.
▲ 미국-이란 제재
중국 외교부는 이러한 미국의 조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재무부의 헝리그룹 제재를 "불법적 일방조치"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국제법적 근거 없는 일방적인 제재와 '롱암 관할권' 남용에 일관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롱암 관할권'은 한 국가가 자국 영토 밖에서 발생하는 행위에 대해 사법적 관할권을 확대 적용하는 것을 의미하며, 중국은 이를 주권 침해 행위로 간주한다. 중국은 자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단호히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한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 보도에 의하면, 중국은 과거에도 미국의 유사한 제재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한 전례가 있다.
이번 미국의 제재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 하나로, 다양한 공급처 확보를 통해 에너지 안정을 도모한다. 이란은 중국의 주요 석유 공급국 중 하나였으며, 헝리그룹과 같은 대형 정유사들이 이란산 원유를 처리해 왔다. 제재로 인해 헝리그룹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거나 대체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압박에 직면한다. 이는 중국의 에너지 수입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국제 유가 변동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러한 제재가 중국의 정유 산업 전반에 걸쳐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 중국 기업으로 확대
미국의 이번 조치는 단순히 이란 제재를 넘어선 미중 관계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반영한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무역, 기술, 인권, 대만 문제 등 여러 방면에서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이란 제재 위반을 명분으로 한 중국 기업 제재는 이러한 전방위적 압박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 역시 미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시도에 맞서 자국 경제와 기업 보호에 힘쓰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제재가 이미 긴장 상태에 있는 미중 관계에 새로운 갈등 요소를 추가하며, 양국 간의 전략적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무역 흐름과 투자 환경에도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번 제재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증폭시킬 수 있다. 이란산 원유의 국제 시장 유입이 더욱 제한될 경우, 글로벌 공급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국제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이미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 대형 정유사에 대한 제재는 공급망 교란 우려를 더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주요 산유국들의 공급 정책과 수요국의 에너지 전환 노력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또한,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맞서 자국 통화 결제 시스템을 강화하거나, 비서방 국가들과의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는 등 '탈달러화' 움직임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중국의 '롱암 관할권' 비판과 주권 수호
이번 사태는 국제법의 적용 범위와 국가 주권의 충돌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미국은 자국의 법률과 국가 안보 이익을 위해 제재를 부과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이를 국제법 원칙에 위배되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조치로 본다. 이처럼 상이한 법적, 정치적 해석은 국제사회 내에서의 법적 분쟁과 외교적 마찰을 심화시킨다. BBC는 이번 사건이 국제 무역 및 금융 시스템의 미래 구조와 관련된 더 광범위한 논쟁의 일부라고 분석한다. 향후 미국과 중국 간의 대화 채널을 통한 해결 노력 여부, 그리고 제재 대상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국제 정세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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