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핵심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의 '애크하이어'를 기업결합 신고 대상으로 포함하는 방안을 연내 추진한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의 독점력 강화를 막고 혁신 기업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이다. 공정위는 올해 상반기 중 개정안을 마련하고 연내 시행을 목표로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AI 시대를 맞아 기술이 뛰어난 스타트업의 핵심 인재를 채용하여 사실상 기업을 인수하는 '애크하이어'를 기업결합 신고 대상으로 명확히 포함하는 방안을 연내 추진한다. 이러한 조치는 혁신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며, 새로운 유형의 기업결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공정위는 올해 상반기 중 관련 개정안을 마련하고 연내 시행할 계획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애크하이어는 인재 확보형 결합을 의미한다. 이는 회사나 사업부를 인수하는 전통적인 인수·합병(M&A)과 달리 창업자 등 핵심 인재, 기술,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방식의 M&A 형태를 지닌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스타트업의 핵심 인력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기업결합 심사를 회피하려는 시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배경에는 2024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스타트업 '인플렉션 AI'의 공동 창업자와 핵심 직원을 채용하고 AI 모델 라이선스를 구매했던 사례가 있다. 당시 이러한 행위가 기업결합 신고와 심사를 회피하는 편법 인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크게 불거졌다.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 주요 경쟁당국 또한 AI 산업에서 나타나는 핵심 인력 흡수를 통한 신유형 기업결합에 관한 시장조사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국내 기자단과 만나 "애크하이어와 같이 기업결합 심사를 우회하는 형태의 신유형 기업결합을 기업결합 신고 및 심사 대상으로 명확히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벤처기업이 대기업의 공격적·적대적 기업결합 전략에 희생되지 않게끔 기업결합 심사를 보다 강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K-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벤처나 제약 벤처가 대기업에 불공정하게 인수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공정위는 단순 이직이나 통상적인 스카우트 행위까지 모두 신고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 핵심 인재 채용이 영업 자체가 이전되는 '영업 양수'에 준하는 효과를 가지는 경우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공정위는 고시인 '기업결합의 신고 요령'을 개정하여 핵심 인력의 조직적 이전 등이 영업 양수 효과를 가지는 경우를 기업결합 신고 및 심사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할 계획이다.
국내 공정거래 법령상 기업결합 유형은 주식취득, 임원겸임, 합병, 영업양수, 회사설립 참여 등 5가지로 구분된다. 주 위원장은 이러한 새로운 형태를 "킬러 인수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하며, "개정이 완료되면 AI 분야의 인력 흡수를 통한 독점력 강화 시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AI 산업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유지하고 혁신을 장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의 인재 채용이 새로운 규제 사정권에 들면서 통상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주 위원장은 "EU나 영국, 일본 등에서도 도입을 같이 고려하는 것이라서 통상 이슈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하며, 국제적 공조를 통해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규제 도입이 특정 국가만의 일방적 조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통상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공정위의 이번 제도 개선은 AI 기술 발전과 함께 나타나는 새로운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올해 상반기 중 마련될 개정안은 연내 시행될 예정이며, 이는 국내 AI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벤처기업의 혁신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건전한 경쟁 환경을 유지하고 법치주의 원칙을 확립하려는 공정위의 의지가 반영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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