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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제 수장 서울서 전격 회동하며 베이징 정상회담 의제 최종 조율

재경 외신부 기자
미중 경제 수장 서울서 전격 회동하며 베이징 정상회담 의제 최종 조율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경제 및 통상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수장들이 베이징 정상회담을 단 하루 앞두고 서울에서 전격 회동하며 글로벌 경제 질서의 재편을 예고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이번 만남을 통해 양국 간 고율 관세와 수출 통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최종 합의안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동은 미중 관계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대한 분수령이자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중 양국의 경제 사령탑이 베이징이 아닌 제3국인 서울을 회담 장소로 선택한 것은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를 시사하는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받는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회동이 단순한 의제 조율을 넘어 양국 간의 치열한 기 싸움과 전략적 계산이 깔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양측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무역 갈등을 해소하고 시장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 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14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성격이 짙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양국 수석 대표는 화상 통화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으나 대면 접촉을 통해 이견을 좁히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초강대국 간의 만남인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상호 간의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스콧 베선트 장관의 촘촘한 동북아 순방 일정은 서울을 회담 장소로 낙점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등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미일 동맹을 점검한 뒤 곧바로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한국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미 간의 안보 및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등 동맹국과의 정책 공조를 우선시하는 행보를 보였다.

미중 양국은 과거에도 갈등의 골이 깊을 때마다 제3국을 '중립 코너'로 활용하며 대화의 불씨를 살려온 전례가 있다. 지난해 4월 시작된 관세 전쟁 이후 두 수장은 제네바, 런던, 스톡홀름, 마드리드 등 유럽 주요 도시를 돌며 고위급 무역 협상을 이어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셔틀 외교가 양국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도 실리를 챙기려는 고도의 외교 전략이라고 평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국 부산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은 무역 전쟁 휴전의 상징적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부산 회담을 통해 양국은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으며 이번 서울 회동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한국이 미중 갈등의 완충지대이자 중재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점은 국익 차원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서울 회동이 양국 간의 신경전 속에서도 실무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최적의 선택이었다고 진단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베이징에서의 대면이 주는 정치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실질적인 대화를 나누기에 서울은 최적의 장소"라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이는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의 영토에서 중국 수장을 만남으로써 외교적 주도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제3국 회동이 근본적인 갈등 해결보다는 임시방편적인 봉합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미중 간의 기술 패권 경쟁과 안보 이슈는 경제적 합의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화 채널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이번 회동의 결과는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국제 무역 질서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발표될 공동 성명의 수위와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한국 정부 역시 미중 관계의 변화 속에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교한 외교 전략을 수립하고 시장의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결국 서울에서의 사전 협의는 미중 양국이 파국보다는 공존을 선택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국제 사회에 던지는 셈이다. 양국 수장이 합의한 의제들이 베이징에서 최종 승인될 경우 글로벌 경제는 장기적인 불황의 늪에서 벗어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한국은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단순한 장소 제공자를 넘어 전략적 중재자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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