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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생존 전략 나선 미국 경영대학원, 수업료 반값 할인으로 전문직 수요 공략

이겨례 기자
AI 시대 생존 전략 나선 미국 경영대학원, 수업료 반값 할인으로 전문직 수요 공략
©연합뉴스

 

미국 주요 경영전문대학원(MBA)들이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교육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수업료를 최대 절반 가까이 인하하는 파격적인 학생 유치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미 행정부의 엄격한 비자 정책으로 외국인 유학생 공급이 급감한 상황에서, 대학들은 AI 전문 교육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실직 위협을 느끼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새로운 고객층으로 흡수하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이러한 흐름이 고등교육 기관의 재정 위기와 시장 구조 재편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영전문대학원들이 인공지능 발달로 인한 산업 구조 개편에 맞춰 수업료를 대폭 할인하고 AI 특화 교육 과정을 강화하는 등 공격적인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다수의 명문 MBA 과정들이 학생 유치를 위해 수업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거나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을 제공하며 지원자 감소세에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기술 변곡점에 선 전문직 종사자들의 재교육 수요를 선점하려는 고등교육 시장의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경영대학원들이 이처럼 학생 유치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미 행정부의 엄격한 비자 정책에 따른 외국인 유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가 자리 잡고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 MBA의 재정적 기반이 되었던 해외 우수 인력의 유입이 차단되면서 대학원 지원자 수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국내 전문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AI 교육에 특화된 단기 프로그램을 홍보하며 수익 모델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퍼듀대학교 미치 대니얼스 경영대학원은 작년 가을부터 시작된 수업료 할인 정책을 더욱 확대하여 올해 가을 학기에는 수업료를 40% 인하할 방침이다. 해당 정책이 적용되면 지역 거주 학생들의 48학점 이수 프로그램 수업료는 종전 6만 달러(약 8천980만 원)에서 3만 5천 달러(약 5천240만 원)로 크게 낮아진다. 타 주 출신 학생들 역시 3만 6천 달러 수준의 조정된 수업료를 납부하게 되어 교육비 부담이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의 폴 머라지 경영대학원도 신기술 교육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올해 가을 AI 중심 교육 프로그램의 수업료를 38%까지 할인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인공지능과 신기술을 비즈니스 현장에 접목하는 실무 지식 교육에 집중하여 경력 전환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대학 측은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경제적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시장 점유율 확보의 핵심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올린 경영대학원은 이달 초부터 AI 비즈니스 석사 과정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1만 달러(약 1천49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인재 확보에 나섰다. 존 맥도널드 올린 경영대학원 부학장은 "실직자들이 AI 역량을 강화하여 빠르게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장학금 지급의 주요 배경"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대학이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기업 수요에 부응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파격적인 수업료 할인 정책이 대학의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고등교육 컨설팅 회사 에듀반티스의 공동회장 팀 웨스터백은 "이미 많은 대학이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해 있다"며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할인 정책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부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대학들이 당장의 학생 수를 채우기 위해 출혈 경쟁에 나서면서 교육의 질 하락이나 기관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MBA 시장의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교육 서비스 산업 전반의 구조적 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기술이 기존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학위 자체의 권위보다는 실질적인 기술 습득과 비용 효율성이 대학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학들이 재정적 지속 가능성과 교육적 가치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향후 글로벌 교육 시장에서의 생존 여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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