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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불평등이 초래한 세대 간 자산 격차와 사회 이동성 붕괴의 실체

재경 마켓부 기자
구조적 불평등이 초래한 세대 간 자산 격차와 사회 이동성 붕괴의 실체
©연합뉴스

 

한국 사회의 세대 간 자산 격차가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 불가능한 구조적 불평등 단계에 진입하며 사회 통합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MZ세대의 자산 축적 동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여 기성세대와의 자산 격차를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벌려 놓았다. 자산 형성 사다리의 복원은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한국 사회의 세대 간 자산 격차는 단순한 경제적 수치를 넘어 사회 구조적 모순이 집약된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MZ세대로 대변되는 청년층의 자산 축적 속도는 과거 기성세대가 같은 연령대였을 때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는 근로소득의 증가율이 자산 가격의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경제적 환경 변화에서 기인한다. 자산 불평등의 심화는 청년층의 미래 설계를 가로막고 사회 전체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청년 세대가 자산을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과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지면서 근로소득만으로는 주거 안정을 꾀하기 어려운 실정이 고착화되었다. 이는 자산 형성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세대 간의 출발선을 다르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주거비 부담의 증가는 가처분 소득의 감소로 이어져 자본 축적을 통한 재투자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결과를 낳는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고용 불안정성 역시 세대 간 자산 격차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 격차가 확대되면서 청년층 내에서도 자산 형성 역량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과거 고성장 시대에는 안정적인 고용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자산 확대가 가능했으나 현재의 저성장 기조 아래서는 고소득 직군에 진입하지 못한 대다수의 청년이 경제적 소외를 경험한다. 이러한 고용 환경의 변화는 청년들이 위험 자산에 과도하게 몰입하게 만드는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한다.

기성세대가 향유했던 고금리 저축 시대와 현재의 저금리 고자산 가격 시대 사이의 괴리는 세대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배경이 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높은 경제 성장률과 고금리 혜택을 통해 저축만으로도 상당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반면 현재의 청년 세대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자산 가격이 이미 정점에 도달한 시점에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자산 형성의 난이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의 차이는 세대 간의 상호 이해를 어렵게 만들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사회적으로 회자되는 '영끌'이나 '벼락거지'와 같은 신조어는 청년 세대가 느끼는 절박함과 상대적 박탈감을 투영한다. 자산 가격 상승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공포(FOMO)는 무리한 대출을 동반한 투자 열풍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는 가계부채의 질적 악화를 초래했다. 반대로 투자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이들은 자산 가치 상승의 혜택에서 배제되며 스스로를 '벼락거지'라 칭하는 자조적인 문화를 형성했다. 이러한 심리적 현상은 계층 이동의 가능성이 차단되었다는 절망감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 전문가들은 자산 격차의 고착화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건강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준구 명예교수는 "자산 격차의 고착화는 단순히 경제적 불평등을 넘어 사회적 역동성을 훼손하고 계층 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의 대물림이 개인의 역량보다 우선시되는 사회에서는 혁신과 성장의 동력이 상실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는 자산 불평등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재무 상태를 넘어 국가 시스템의 신뢰도와 직결됨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청년 세대의 과도한 소비 성향이나 저축 의지 부족을 자산 격차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이른바 '욜로(YOLO)' 문화나 명품 소비 열풍이 자산 형성을 방해한다는 주장이 보수적 시각에서 제기된다. 그러나 통계적 데이터는 이러한 소비 행태가 자산 형성 실패의 원인이기보다는 구조적 장벽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의 발로임을 시사한다. 거대한 자산의 벽을 넘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현재의 만족을 극대화하려는 선택이 소비 패턴의 변화로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대 간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주거 정책과 조세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 청년층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더불어 자산 형성 지원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는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 또한 부의 대물림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상속 및 증여세 제도의 형평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단순히 소득을 재분배하는 수준을 넘어 자산 형성의 기회 자체를 평등하게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

결국 세대 간 자산 격차의 해소는 사회적 이동성을 복원하고 공동체의 결속력을 다지는 길이다. 자산 형성이 개인의 노력이 아닌 부모의 재력에 의해 결정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청년들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통해 자산을 축적하고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것이 기성세대와 정부의 책무다. 구조적 불평등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한국 사회는 계층 고착화라는 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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