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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실질적 돌파구 마련 실패 및 구조적 갈등의 장기화 국면 진입

재경 외신부 기자
미중 정상회담 실질적 돌파구 마련 실패 및 구조적 갈등의 장기화 국면 진입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이란 문제와 반도체 공급망 등 핵심 현안에서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종료됐다. 양국은 무역 휴전 상태를 유지하며 관계의 안정적 관리 의지를 재확인했으나,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보잉 항공기 수주와 AI 칩 판매 제한 해제 등 경제적 성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양국의 구조적 충돌 요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관계의 안정적 관리라는 선언적 수준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개인적 친밀함을 강조하며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으나 시장이 기대했던 대만 문제나 반도체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도출되지 않았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양국의 입장 차이만을 재확인한 자리였다는 냉정한 평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박 3일간의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으나 주요 현안에 대한 해결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란 전쟁과 무역 분쟁 등 초강대국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에서 구체적인 합의문이 작성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많은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며 회담의 실효성에 의문을 남겼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회담이 두 초강대국 간의 불안정한 관계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역사적 이정표라고 묘사했으나 민감한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이러한 태도는 양국이 갈등의 완전한 해소보다는 현상 유지와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란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온도 차는 이번 회담의 불완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사례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이란 문제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중국 외교부의 성명은 사뭇 다른 뉘앙스를 풍겼다고 지적했다. 중국 측은 이란 전쟁을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으로 규정하며 미국의 기대와는 다른 평화협정 체결 노력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 전쟁이 세계 경제와 에너지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중국이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해 미국의 전략적 목표에 부합하는 휴전 협상을 이끌어내길 바랐던 워싱턴의 기대와는 괴리가 크다.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중국의 입장에서 미국의 중동 정책에 전적으로 동조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나 비핵화에 대해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미국 중앙정보국 중국 분석국장은 중국의 논평 부재는 시 주석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양국 정상이 겉으로는 협력을 외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각자의 전략적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 분야에서의 합의 사항 역시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결정되며 실망감을 안겼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장은 중국이 보잉 항공기를 최대 500대까지 주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계약 규모는 200대에 머물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방중 일정에 합류하며 기대를 모았던 첨단 AI 칩 판매 제한 해제 문제도 확실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이 안보를 이유로 내세운 기술 통제 기조를 쉽게 꺾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동시에 중국 역시 구매력을 무기로 한 협상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로이터는 그나마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가 지난해 10월 체결한 무역 휴전을 유지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양국이 전면적인 충돌을 피하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 자체가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번 회담의 성과가 향후 양국 관계의 부침에 따라 언제든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CNN은 과거의 사례를 들어 보잉 항공기 구매나 농산물 수입 합의와 같은 비교적 이행이 쉬운 성과물조차 파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당시 체결된 2,500억 달러 규모의 합의 중 상당수가 양국 관계 악화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던 전례가 있다.

당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시설 투자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무산된 사례는 이번 합의의 신뢰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합의 사항의 이행에 수년이 걸리는 특성상 그사이 정치적 환경이 변화하면 언제든 약속이 파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미중 관계의 근본적인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 한 어떠한 경제적 합의도 사상누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양국의 구조적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으며 시 주석 역시 미국의 압박 속에서 제한적인 양보만을 제시하며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은 무역 휴전의 유지라는 최소한의 안정 장치를 확보했으나 향후 전개될 기술 패권 경쟁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향후 미중 관계는 이번에 합의된 사항들의 실질적인 이행 여부와 반도체 등 핵심 전략 산업에서의 규제 향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미국 내에서는 대중국 압박 수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여전히 우세하며 중국 또한 기술 자립도를 높이며 독자적인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국의 긴장 관계는 당분간 소강상태와 갈등 증폭을 반복하는 불안정한 평화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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