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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비바람 제 탓" 고개 숙였다…5만 명 총파업 앞두고 '한 몸' 호소

이성경 기자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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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노조의 총파업 예고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해외 출장 일정을 단축하고 귀국해 대국민 사과와 노사 화합을 호소했다. 이 회장은 16일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문제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삼성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위기 극복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이번 사과는 이 회장 취임 이후 첫 대국민 사과로, 약 5만 명 규모의 파업을 앞둔 긴박한 경영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입국 직후 노조와 임직원을 향해 '한 몸 한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며 결집을 요청했다. 그는 매서운 비바람은 본인이 맞고 모든 탓을 자신에게 돌리겠다며 삼성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역설했다. 이는 노사 간의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총수가 직접 갈등 중재의 전면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기업 내부 문제로 인한 국민적 우려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전 세계 고객과 국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준비한 원고를 낭독하는 동안 세 차례나 고개를 숙이며 사태의 엄중함을 몸소 표현했다. 이번 공개 사과는 2015년 메르스 사태와 2020년 경영권 승계 및 노조 문제 이후 세 번째이며, 2022년 회장 승진 이후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총 18일간 창사 이래 두 번째 대규모 총파업을 강행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파업 참여 의사를 명확히 밝힌 조합원 수만 4만 6,000명을 넘어섰으며, 노조 측은 최대 5만 명까지 가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등 핵심 사업부의 공정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집단행동은 경영진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의 투명화와 상한제 폐지, 그리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것을 핵심 요구 사항으로 내걸고 사측을 압박 중이다. 이들은 단순한 임금 인상을 넘어 성과 산정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며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사측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노조는 대표 교섭위원 교체까지 요구하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김영훈 장관이 직접 나서 노사 양측의 의견을 청취하며 중재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김 장관은 노조 지도부와 삼성전자 사장단을 잇달아 면담하고 정부의 입장과 원만한 해결을 위한 당부 사항을 전달했다. 정부의 사후조정 등 공식적인 중재 시도가 한차례 결렬된 상황에서 주무 부처 장관의 직접 개입은 파업의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측의 진정성 있는 입장 변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대화 재개는 무의미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 등 핵심 요구에 대한 사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우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평행선은 노사 간의 신뢰가 바닥을 드러냈음을 시사하며 타협점 도출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향후 삼성전자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 경영 체제 가동과 동시에 노조와의 막판 협상에 주력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시점에서 발생한 내부 갈등은 기업 신인도와 경쟁력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회장의 직접적인 사과와 호소가 노사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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