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삼성전자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투표 마감 이후로 잡으면서 90%에 육박하는 찬반투표 절차가 차질 없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DX 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투표권 배제와 성과급 격차를 문제 삼으며 본안 소송을 예고하는 등 노노 갈등의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수원지법은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이 제기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이달 29일로 지정하였다.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 마감 시점인 27일 오전 10시를 넘긴 일정이다. 이에 따라 법원의 사법적 판단 이전에 투표 절차가 종료되면서 노사 합의안의 가결 여부를 묻는 절차적 정당성은 일단 유지되게 되었다. 현재 삼성전자 내부의 찬반투표율은 90%에 육박하며 임직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반영하고 있는 상태이다.
삼성전자 비반도체 부문인 디바이스경험(DX) 직원들이 주축이 된 동행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의 불공정성을 근거로 강력한 법적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교섭권을 가진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DX 부문 직원들의 조직적인 결집을 견제하기 위해 소수 노조인 자신들을 투표 절차에서 고의로 배제하였다고 주장한다. 가처분 신청의 핵심은 소수 노조의 평등권 침해와 헌법상 보장된 투표권 박탈에 대한 권리 구제에 집중되어 있다. 동행노조는 이번 가처분 신청 외에도 투표 결과에 상관없이 투표 무효 확인 소송 등 본안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였다.
이번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은 부문 간의 극심한 성과급 차이로 인해 조직 내부에 심각한 균열을 야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합의안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들은 연봉 1억 원 기준 세전 약 2억 1,000만 원에서 최대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수령할 수 있다. 반면 DX 부문 직원들에게 제시된 보상은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 지급에 머물러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전사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보상 체계의 불균형은 DX 부문 직원들이 잠정합의안 부결 운동을 벌이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행노조 측은 이러한 보상의 격차가 단순한 실적 차이를 넘어 특정 부문에 대한 조직적 소외를 고착화하는 설계라고 비판한다. 박재용 동행노조 위원장은 "대표노조는 소수노조의 평등권과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소외된 DX 부문 조합원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표명하였다. 노조 집행부는 투표 절차의 정당성을 원천적으로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통해 실질적인 보상 현실화를 쟁취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창사 이래 유례를 찾기 힘든 강도 높은 노노 갈등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에 대하여 교섭권을 보유한 초기업노조는 동행노조의 주장이 법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맞서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동행노조가 과거 공동교섭단 소속이었으나 스스로 교섭단을 탈퇴함으로써 교섭 주체로서의 지위와 권한을 상실하였다고 지적한다. 기존에 확정된 조합원 명부를 기준으로 진행되는 투표 절차에서 임의로 탈퇴한 노조의 권한을 별도로 인정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이다. 초기업노조는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도출된 잠정합의안인 만큼 투표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를 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조 간의 극한 갈등이 사측과의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시장의 효율성과 법치주의 원칙에 따른 노사 관계 정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투자자와 시장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노노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대외 신인도 하락은 물론 내부 조직 결속력 저하로 인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계적 중립을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타협안 도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투표 결과가 잠정합의안 가결로 나타나더라도 동행노조가 예고한 본안 소송은 향후 경영상의 중대한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투표 무효 확인 소송 등 장기적인 법정 공방은 노사 관계의 안정성을 저해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 구조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 특히 DX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부결 운동의 강도가 예상보다 거세 투표 결과에 따른 후폭풍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투표 마감 이후에도 이어질 법적, 사회적 파장에 대비하여 내부 갈등 관리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법원의 심문 과정에서 동행노조가 주장하는 투표권 배제의 위법성이 어느 정도 인정될지가 갈등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29일로 예정된 심문에서 법원이 절차적 하자를 중하게 판단할 경우 이미 완료된 투표 결과의 효력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가 부문별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도록 세밀한 조직 관리 전략을 재수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삼성전자 내부의 공정성 가치와 노사 문화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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