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의 성범죄 증거 유출 사건이 검찰의 수사권 범위를 벗어난 기소로 인해 공소기각 판결을 받으면서 법적 공방이 2라운드에 진입했다. 피해자 측은 법원의 수사 절차 무효 판단이 확정됨에 따라 적법한 수사 기관인 경찰에 사건을 다시 고발하며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한 재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권한이 없는 범죄에 대해 무리하게 기소를 진행한 절차적 오류를 바로잡고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기독교복음선교회 피해자들을 돕는 김도형 단국대 교수가 정명석 씨의 변호인이었던 A 변호사를 업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둔산경찰서에 재고발했다. 이번 고발은 검찰이 직접 수사하여 기소한 동일 사건에 대해 1심과 2심 재판부가 모두 수사 권한 위반을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고 해당 판결이 확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피해자 측은 수사 주체를 경찰로 변경하여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한 뒤 피고인의 범죄 혐의를 다시 묻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사건의 발단은 정 씨의 성범죄 사건 증거물인 녹음 파일과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USB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시작되었다. A 변호사는 2024년 5월 해당 자료를 JMS 신도들에게 넘겨 녹음 파일을 청취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출된 자료는 피해자 메이플 씨가 성범죄 피해 당시 직접 녹음하여 수사 기관에 제출한 핵심 증거물이었다. 대전고등법원은 2024년 4월 변호인단의 등사 요청을 허가했으나, 이후 해당 파일이 외부로 유출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법적 논란이 확산되었다.
법원은 검찰이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하여 기소한 절차 자체가 현행법상 명백한 무효라고 판단했다. 대전지방법원 1심과 2심 재판부는 검사가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개시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점을 판결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 현행 검찰청법과 관련 대통령령에 따르면 검사는 부패·경제 범죄, 경찰공무원 및 공수처 소속 공무원 범죄,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대해서만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재판부는 업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가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특히 이 사건이 정 씨의 성범죄 본안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지난 12일 항소심 선고 이후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수사 절차의 위법성을 인정한 공소기각 판결이 최종 확정되었다. 이는 법치주의 원칙상 수사 기관의 권한 남용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사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절차적 하자에도 불구하고 실체적 진실 규명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된 이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적법한 수사 기관이 수사 개시를 통해 수사 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법한 공소 제기권자가 재기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찰이 적법하게 수사를 진행할 경우 동일한 혐의로 피고인을 다시 법정에 세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범죄 혐의에 대한 면죄부가 아닌 수사 기관의 절차적 무능을 질타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이 수사권 조정에 따른 법적 한계를 간과하고 무리하게 수사를 강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권익 보호를 늦추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다. 시장 질서와 법치 시스템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국가 수사력의 낭비를 막기 위해 수사 주체 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과 법령 준수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피해자 측은 경찰 수사를 통해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김도형 교수는 전날 둔산경찰서에 제출한 고발장을 통해 변호사로서의 직무상 비밀 유지 의무 위반과 개인정보 유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피해자인 메이플 씨 역시 대리인을 통해 유출 경위의 명확한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향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검찰이 다시 기소할 경우 법원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기관이 반드시 준수해야 할 절차적 표준을 재확인한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 기관의 권한은 법률에 의해 엄격히 제한되어야 하며, 이를 위반한 수사는 아무리 결과가 정의롭더라도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둔산경찰서의 수사 방향과 검찰의 재기소 여부가 정명석 성범죄 사건의 파생적 정의를 실현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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