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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10배 빠른' SDV 기술 공개...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 전격 합류

이성경 기자
현대모비스, '10배 빠른' SDV 기술 공개...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 전격 합류
©연합뉴스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최대 오픈소스 단체인 이클립스 파운데이션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워킹그룹에 가입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이번 참여를 통해 공개한 '컨테이너 설루션'은 기존 대비 10배 이상의 실행 속도를 구현하며 차량용 소프트웨어 표준화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에스코어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사들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최대 규모의 비영리 오픈소스 개발 단체인 이클립스 파운데이션에 전격 합류하며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현대모비스는 해당 단체 내 SDV 워킹그룹 가입과 동시에 산하 '에스코어(S-Core)'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글로벌 표준 플랫폼 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는 폐쇄적인 독자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IT 업계의 전유물이었던 오픈소스 생태계를 자동차 산업에 도입함으로써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동시에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에스코어 프로젝트는 자동차 산업의 엄격한 안전 기준인 기능 안전 표준(ASIL-B)을 충족하는 최초의 오픈소스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4년 유럽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현재 현대모비스를 포함해 총 13개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여 기술 표준화를 논의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사들이 한데 모여 SDV 구현을 위한 원천 기술을 공동 개발함으로써 개별 기업의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산업 전반의 기술 상향 평준화를 도모한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자사가 보유한 차세대 기술인 '컨테이너 설루션'을 전격 공개하며 기술적 우위를 증명했다. 컨테이너 설루션은 리눅스 운영체제(OS) 환경에서 구동되는 수많은 소프트웨어 간의 상호 간섭을 완벽히 차단하기 위해 개별 소프트웨어를 독립된 가상 공간에 격리하는 기술이다. 차량 내 탑재되는 소프트웨어의 종류와 복잡도가 급증하는 SDV 시대에 특정 기능의 오류가 시스템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는 핵심 안전 장치로 평가받는다.

현대모비스가 구현한 컨테이너 설루션은 차량용 제어기 환경에서 기존 기술 대비 10배 이상 빠른 실행 속도를 확보하며 압도적인 효율성을 입증했다. 이는 하드웨어 자원을 최적으로 배분하고 소프트웨어 실행 시 발생하는 지연 시간을 최소화한 결과로, 고성능 연산이 필수적인 자율주행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즉각적인 성능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외부 통신망을 통한 사이버 공격이나 악성 코드 침입 시에도 소프트웨어의 변질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상시 무결성 보장 기능을 갖춰 보안성을 한 차원 높였다.

오픈소스 개발 방식의 도입은 현대모비스가 단순 부품 제조사를 넘어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강력한 의지의 반영이다. 프로젝트 참여 기업들은 각자 보유한 핵심 기술의 일부를 공유하고 전 세계 개발자들이 이를 자유롭게 활용 및 보완하게 함으로써 플랫폼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 기술 공유를 통해 생태계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는 방식은 이미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기 위해 활용해 온 검증된 전략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모빌리티 소프트웨어를 선도하는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여러 완성차와 부품사, 소프트웨어 전문사들과 협업 기회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협력 체계 내에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며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경영적 판단이 깔려 있다. 시장 질서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기술 자산의 효율적 운용을 꾀하는 보수적 경영 원칙과도 맥을 같이 한다.

다만 오픈소스 도입에 따른 보안 취약점 노출 우려와 기업 고유의 지식재산권(IP) 보호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기술 공개 범위에 따라 경쟁사로의 핵심 역량 유출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급변하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독자 노선을 고수하기보다는 표준화된 플랫폼을 선점하여 기술 종속을 방지하는 실익이 더 크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에스코어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수주 협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SDV 시장이 하드웨어 성능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유연성과 확장성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이번 오픈소스 플랫폼 참여는 현대모비스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업 간의 경계를 허무는 초협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모빌리티 생태계의 설계자로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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