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가자 구호선 나포 활동가들 "이스라엘군 성폭행·고문 자행" 주장… 이스라엘 측 "근거 없는 악마화" 반박

이겨례 기자
가자 구호선 나포 활동가들
©연합뉴스

 

가자지구 국제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던 한국인 활동가들이 억류 기간 중 성폭력과 고문 등 심각한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의료진의 정밀 검진 결과 갈비뼈 골절과 횡문근 융해증 등 물리적 폭행의 흔적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활동가들은 국제형사재판소의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은 이러한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이들을 법을 어기는 자들이라고 규정했다.

가자지구행 구호선에 탑승했던 활동가들이 이스라엘군의 조직적인 폭행과 성적 가혹 행위 의혹을 제기하며 국제적인 조사를 촉구하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시민단체는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를 요구하다. 이들은 지난 20일 석방되어 귀국한 뒤 실시한 건강 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나포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하다.

활동가 김아현 씨는 나포 과정에서 여성 활동가들을 향한 성추행과 성폭행이 발생했으며 남성들은 테이저건을 이용한 고문에 노출되었다고 밝히다. 김 씨는 군인들이 조롱과 명령을 일삼는 가운데 항해자들이 구타당하는 비명이 끊이지 않았으며 현장은 숨이 막힐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하다. 특히 허벅지에 총상을 입은 선원을 치료 없이 방치하여 상처가 악화되는 등 기본적인 인도주의적 조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다.

구호 선박 내 의료 물품 공급이 차단되면서 부상자들은 비닐봉지 등을 이용해 응급 처치를 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설명하다. 김 씨는 "컨테이너 안은 뼈가 부러진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어떠한 치료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스라엘군의 비인도적인 처사를 강력히 비판하다. 이는 국제법상 보호받아야 할 구호 활동가들에 대한 명백한 인권 침해라는 것이 활동가 측의 공통된 입장이다.

활동가 김동현 씨는 5분에서 10분간 이어진 무차별적인 구타와 케이블타이로 묶인 손목에서 피가 흐르는 고통을 견뎌야 했다고 증언하다. 김 씨는 감옥선에서 내릴 당시 마주친 이스라엘 언론인들이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아무런 항의 없이 방관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지 언론의 태도를 비판하다. 그는 억류 기간 중 상습적인 성추행이 의심되는 정황과 고문으로 인한 비명 소리를 지속적으로 들었다고 덧붙이다.

한국계 미국인 활동가 조나단 빅토르 리 씨는 무장 병사들에게 전기 충격과 구타를 당해 오른쪽 갈비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고 폭로하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동료가 폭행당하는 모습을 강제로 보게 하거나 섬광탄과 빈백탄을 사용하여 심각한 부상을 입히는 등 가혹 행위가 전방위적으로 자행되었다고 주장하다. 리 씨는 "우리가 겪은 신체적·성적 폭력은 심각한 수준이었다"며 모든 활동가가 폭행의 피해자였다고 강조하다.

의료진의 검진 결과는 활동가들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지표로 제시되어 사안의 심각성을 더하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김동현 씨가 근육 세포 파괴로 인한 횡문근 융해증 진단을 받았으며, 김아현 씨는 고막에 구멍이 난 상태라고 발표하다. 조나단 빅토르 리 씨 역시 갈비뼈 골절과 함께 테이저건 사용 흔적이 몸에 뚜렷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물리적 가혹 행위의 실체가 드러나다.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은 활동가들의 주장이 어떠한 증거나 입증 자료도 없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즉각적인 반박에 나서다. 대사관 측은 이들이 처음부터 이스라엘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악마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호 선단에 합류한 법 위반자들이라고 규정하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향후 국제 사회에서 가자지구 구호 활동의 정당성과 인권 침해 여부를 둘러싼 치열한 진실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을 시사하다.

행정적 조치와 관련된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며 활동가들의 향후 행보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다.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로 나포된 김아현 씨는 외교부의 여권 반납 명령을 받기 전 출국하여 현재 여권이 무효화된 상태에 놓여 있다. 김 씨는 다음 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함께 외교부 면담을 진행하여 여권 재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나 정부의 승인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제 구호 활동을 둘러싼 인권 침해 논란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국제적 압박과 맞물려 외교적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활동가 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나포가 아닌 조직적인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국제 사회의 엄중한 심판을 촉구하고 있다. 향후 이들이 제기한 성폭력 및 고문 의혹에 대한 국제 기구의 조사 착수 여부가 이번 사태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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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구호선 나포 활동가들 "이스라엘군 성폭행·고문 자행" 주장… 이스라엘 측 "근거 없는 악마화" 반박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