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 연인 직장에 '미성년자 성관계' 허위사실 유포한 30대 여성,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이겨례 기자
전 연인 직장에 '미성년자 성관계' 허위사실 유포한 30대 여성,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연합뉴스

 

헤어진 연인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허위 사실을 직장에 유포한 3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고인이 전 남자친구의 사회적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해 조작된 정보를 직장 상사들에게 전달한 행위의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사적인 원한을 이유로 타인의 생업 현장에 허위 사실을 전파하는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엄중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이준구 판사는 지난달 12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모(37)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2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 연인인 A(39)씨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허위 사실을 구성하여 유포했다고 보았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의 갈등을 넘어 타인의 직장 생활과 사회적 평판을 파괴하려는 목적이 명확했다는 점에서 법정형의 집행유예와 함께 보호관찰이라는 강도 높은 조치가 병행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김씨와 A씨의 교제 관계가 종료되면서 시작되었다. 김씨는 이별 후인 지난해 2월 A씨의 직장 상사 두 명에게 우편을 통해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방식을 택했다. 해당 내용증명에는 A씨가 미성년자와 부모 몰래 강압적인 성관계를 가졌으며 반복적으로 성매매를 저질렀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김씨는 A씨가 자신과의 성관계와 관련된 불법 촬영물을 소지하고 이를 외부로 배포했다는 주장까지 덧붙이며 공세를 폈다.

수사 과정과 재판을 통해 김씨가 주장한 모든 내용은 근거가 없는 명백한 허위로 드러났다. 김씨가 발송한 내용증명은 A씨의 도덕성과 법적 무결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고도의 전략적 비방이었다. 특히 직장 상사라는 특정 수신인을 설정하여 우편물을 보낸 행위는 전파 가능성과 공연성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피해자의 고용 안정성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되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행태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보다도 더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밝히며 피해자가 겪은 고통과 피고인의 범행 수법에 주목했다. 이준구 판사는 "A씨는 김씨의 범행으로 인해 직장 내에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이며, 현재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의 경위와 구체적인 내용, 유포 대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인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하며 범죄의 엄중함을 재확인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 김씨가 과거에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 또한 유리한 참작 사유로 작용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실형의 집행을 유예하되, 2년간의 보호관찰을 통해 피고인의 향후 행실을 감독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피고인에게 자숙의 기회를 주면서도 재범 방지를 위한 사법적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반면 일각에서는 직장 내 허위 사실 유포가 한 개인의 경력을 완전히 단절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더욱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피해자 A씨가 겪은 정신적 충격과 직장 내 평판 저하는 집행유예 판결만으로는 온전히 회복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명예훼손 사건에서 피해자의 엄벌 탄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범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관행에 대해 법조계 내부에서도 양형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향후 유사한 사례에서도 사적인 보복을 목적으로 한 허위 사실 유포는 엄격한 법적 잣대가 적용될 전망이다. 특히 직장과 같은 폐쇄적인 조직 사회에 성범죄와 같은 민감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남긴다는 점에서 법원은 앞으로도 엄정한 판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감정적인 대응이 범죄로 이어질 경우 신상에 중대한 법적 제약이 따를 수 있음을 시사하며, 건전한 비판과 명백한 범죄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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