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장비의 국내 도입 절차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첨단 생산라인 구축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 검사 기간 34일에서 9일로 대폭 단축
이번 개정의 핵심은 EUV 장비에 적용되던 검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EUV 장비가 고압가스 제조시설로 분류돼 기술검토 15일, 허가 5일, 중간검사 7일, 완성검사 7일 등 총 34일의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특정설비로 관리되면서 기술검토 기간이 2일로 줄고 중간검사가 생략된다. 완성검사도 2일로 단축돼 전체 소요기간이 9일 수준으로 감소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장비당 최대 25일의 도입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장비 한 대당 5억 원 비용 절감 효과
시간 절감뿐 아니라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해외 공인검사기관이 수행하는 내압·기밀 검사 비용이 장비당 약 5억 원 수준에 달했다.
중간검사가 생략되면서 기업들은 장비 도입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특히 EUV 장비는 한 대 가격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장비인 만큼 검사 일정과 비용 감소는 생산라인 구축 속도를 높이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 반도체 생산 경쟁력 강화 기대
EUV 장비는 5나노미터 이하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다.
파장 13.5나노미터의 극자외선을 활용해 웨이퍼 위에 초미세 회로를 새기는 역할을 한다. 현재 네덜란드 ASML이 사실상 전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장비 내부에는 액체 주석을 고속 분사하기 위한 고압가스 설비가 포함돼 있어 그동안 고압가스 제조시설로 분류돼 왔다.
업계에서는 검사 절차가 길어질 경우 생산라인 구축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 안전성은 유지하면서 규제는 완화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면서도 안전성은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EUV 장비를 특정설비로 지정하더라도 3년 주기의 공장심사와 종합공정검사를 통해 제조사의 품질관리 능력을 검증하게 된다.
즉 설치 때마다 반복적인 검사를 진행하는 대신 제조 단계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관리 체계를 전환한 것이다.
이는 글로벌 안전기준과 국내 규제 체계 간 정합성을 높인 사례로 평가된다.
▲ 글로벌 반도체 경쟁 대응 차원
이번 조치는 단순한 행정절차 개선을 넘어 국가 차원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지원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한국 역시 생산 효율성과 투자 환경 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첨단 반도체 생산라인은 수개월의 일정 차이만으로도 시장 경쟁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EUV 장비 도입 속도가 빨라질 경우 신규 공장 가동과 첨단 공정 전환 일정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친환경 산업 육성 위한 규제 개선도 병행
정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과 함께 시행규칙 개정도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물과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액화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친환경 세정설비의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검사 기준이 새롭게 마련된다.
해당 설비는 폐수 처리와 배기 정화시설이 필요 없는 친환경 세탁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된 상태다.
또한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압가스 시설의 안전관리자 선임 기준도 현실에 맞게 완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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