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부산 시정 대전환 예고… 전재수 당선인, 퐁피두·사직구장 등 ‘박형준 사업’ 전면 재검토 착수

음영태 기자
부산 시정 대전환 예고… 전재수 당선인, 퐁피두·사직구장 등 ‘박형준 사업’ 전면 재검토 착수
©연합뉴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시장으로 당선됨에 따라 전임 시정의 핵심 역점 사업들이 대대적인 수술대에 오른다. 전 당선인은 취임 직후 '부산 민생 100일 비상조치'를 가동하며 1,200억 원 규모의 문화 사업 예산을 민생 지원으로 전환하고, 사직야구장 재건축 등 대형 인프라 계획의 전면 수정을 공식화하다.

전재수 당선인의 부산시장 선출은 지난 3년간 추진되어 온 박형준 시정의 주요 정책 기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1호 공약으로 '부산 민생 100일 비상조치'를 내세우며 행정의 우선순위를 화려한 국제 행사나 대규모 시설 건립보다 시민들의 실질적인 경제적 고통 분담에 두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다. 이러한 정책 기조의 변화는 단순한 시장 교체를 넘어 부산시의 예산 집행 우선순위와 중장기 도시 발전 전략의 대대적인 수정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되다.

박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글로벌 문화 브랜드 유치와 대형 공연 기획은 예산 집행 단계에서부터 즉각적인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다. 퐁피두 부산 분관 건립에 배정된 1,100억 원과 부산 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스칼라' 초청 공연 예산 105억 원은 사실상 전면 재검토 대상에 포함되다. 전 당선인은 해당 예산을 민생 위기에 처한 시민들을 위한 직접 지원금으로 전환하여 사용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는 7월 임기 시작과 동시에 행정 명령 등을 통해 구체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산의 스포츠 인프라 지형을 바꿀 사직야구장 재건축 사업 역시 기존의 추진 동력을 상실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다. 현재 국비 299억 원을 확보하여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던 기존 계획은 전 당선인이 공약한 '북항 랜드마크 부지 내 개폐식 돔구장 건립'안과 정면으로 충돌하다. 전 당선인은 기존 사직야구장을 생활체육의 성지로 보존하고 북항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어서, 이미 확정된 아시아드주경기장의 야구장 대체 시설 변경안 등 연쇄적인 사업 수정과 그에 따른 행정적 논란이 불가피하다.

광역 행정 체계의 방향성 또한 기존의 부산·경남 행정통합에서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재추진으로 급격히 선회할 것으로 관측되다. 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부울경 메가시티의 복원을 강력히 주장해 왔으며, 이는 박 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추진해 온 행정통합 논의의 중단 또는 장기 유보를 의미하다. 이와 함께 박 시장의 핵심 브랜드였던 '15분 도시'와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한 부산형 차세대 급행철도(BuTX) 사업 등도 사업의 효율성과 공공성 측면에서 엄격한 재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정 운영의 연속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전 당선인은 관료 조직의 안정성을 강조하면서도 선별적인 개혁 의지를 드러내다. 전 당선인은 지난달 토론회에서 "관료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과 연속성이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시민이 절대로 동의하지 않는 한두 가지 일은 있을 수 있다"며 일부 사업에 대한 강도 높은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두다. 이는 급격한 정책 변화가 초래할 수 있는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면서도, 전임 시정의 실책으로 규정한 사안에 대해서는 타협 없는 수술을 단행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되다.

시장 교체에 따른 인적 쇄신은 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을 중심으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강력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다. 시장과 기관장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부산시 출자·출연 기관의 장 및 임원의 임기에 관한 조례'가 이번에 처음으로 적용됨에 따라, 법령으로 임기가 보장된 일부 기관을 제외한 12곳의 기관장은 오는 30일 박 시장의 퇴임과 함께 물러나야 하다. 이로 인해 부산연구원과 부산의료원 등을 제외한 주요 공공기관의 수장들이 일제히 교체되며 전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뒷받침할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전방위적인 '전임 시정 지우기'가 자칫 시정의 혼란을 부추기거나 이미 투입된 행정 자원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하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엘시티 매각 관련 의혹과 조현화랑 의혹 등을 둘러싼 고소·고발전은 향후 새 시정 운영에 있어 정치적 부담이자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의 급격한 유턴이 가져올 매몰 비용 문제와 지역 사회 내의 갈등 조정은 전 당선인이 취임 전후로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손꼽히다.

전 당선인의 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부터 부산시는 민생 안정과 시정 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시험대에 오르게 되다. 100일 비상조치의 실효성 확보와 대형 프로젝트의 합리적 조정 여부가 향후 4년 시정의 성패를 가를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이다. 시민들은 화려한 겉치레보다는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며, 전 당선인이 제시한 새로운 부산의 청사진이 어떻게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될지 지역 정관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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