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수도권 30분 출근 시대와 K-반도체 생태계 완성을 핵심으로 하는 도정 운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수석 신설과 경기미래투자공사 설립을 통해 행정 효율과 산업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실효성 논란이 일었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남부국제공항 사업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당당한 경기, 든든한 추미애'라는 기치 아래 교통 체증과 중첩 규제 등 경기도의 고질적인 난제들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앙정부와의 협상력을 바탕으로 수도권의 숙원 사업을 해결하고 도민의 보편적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이 차기 도정의 최우선 과제다. 행정의 연속성을 위해 전임 지사의 유효한 정책은 계승하되, 시장 질서와 효율성에 어긋나는 대형 프로젝트는 과감히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도정의 제1호 공약인 '수도권 30분 출근 대전환'은 도민이 길 위에서 허비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을 지체 없이 추진하고, 서울과 인천을 아우르는 통합 교통 체계인 '수도권 원패스'를 도입한다. 수도권 원패스는 지자체별로 분산된 교통카드 혜택을 하나로 통합해 대중교통 이용의 편의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정책이다.
교통 복지 확대를 위해 6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 교통비 지원 범위를 넓히고 정기이용권 형태의 '경기 편하G버스' 증편도 추진한다. 이는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는 보편적 이동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경기도 전역의 교통 접근성을 균등하게 높이려는 전략이다. 효율적인 교통망 확충은 경기도의 경제 활력 제고와 직결되는 만큼 가용 자원을 집중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분야에서는 경기남부를 중심으로 한 K-반도체 생태계 조성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기술원과 반도체대학원을 유치하여 연구개발(R&D)과 인재 양성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할 경기미래투자공사를 설립한다. 경기미래투자공사는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한 자본 투입과 인프라 관리를 전담하며 경기도의 산업 지형을 재편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복지 정책은 '경기돌봄기준선' 제정을 통해 31개 시군의 복지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경기도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필수 돌봄 서비스의 표준을 정립해 행정 서비스의 형평성을 제고한다는 취지다. 이는 단순한 시혜적 복지를 넘어 도민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법치와 제도적 틀 안에서 구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행정 혁신을 위해 도지사 직속의 'AI 수석' 직제를 신설하고 도정 전반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다. AI 수석은 행정 프로세스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며 공공 서비스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 임무를 맡는다. 특히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기도형 AI 응급의료시스템' 도입은 도민의 생명권 보호와 직결된 핵심 AI 공약 중 하나다.
AI 응급의료시스템은 구급차와 병원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환자 상태에 최적화된 병원을 선정하고 10분 이내에 이송지를 확정하는 체계다. 이와 함께 AI 통합 민원 플랫폼 구축과 AI 반도체 전략위원회 설치를 통해 경기도를 명실상부한 첨단 행정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도정의 모든 영역에 인공지능을 이식해 행정의 낭비를 줄이고 도민 편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 당선인 측의 설명이다.
전임 김동연 지사의 기후정책과 기회소득은 정책적 유효성을 인정받아 도정의 핵심 자산으로 계승된다. 기후보험과 기후행동 기회소득, 기후위성 프로젝트 등은 기반 조성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실행 단계로 격상될 예정이다. 다만 정책의 명칭이나 세부 운용 방식은 추 당선인의 도정 철학에 맞춰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반면 추진 동력이 약화됐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경기남부국제공항 건립'은 사실상 폐기 또는 전면 재검토 단계에 진입했다. 추 당선인은 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해 이미 지나간 공약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으며, 남부국제공항 역시 공약에서 제외하며 철회 의사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대규모 토목 사업보다는 실질적인 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집중하겠다는 실용주의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경기북부 지역에는 특별자치도 대신 항공·우주·MRO(유지·보수·운영) 분야의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항공대학교와 반환 공여지 등을 활용해 북부 지역의 자생적 경제 기반을 마련하고 낙후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규제 완화와 첨단 산업 유치를 통해 북부 지역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분도(分道)보다 시급하다는 논리다.
정치권 관계자는 "추미애 당선인의 도정 방향은 대규모 담론보다는 도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교통, 산업, 안전에 집중되어 있다"며 "중앙정부와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추진력이 정책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임 도지사가 이끄는 경기도가 수도권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정책 집행 과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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