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복지부, 제약·바이오 등 직무 관련 주식 투자 전면 금지... 공직 기강 확립 박차

이겨례 기자
복지부, 제약·바이오 등 직무 관련 주식 투자 전면 금지... 공직 기강 확립 박차
©연합뉴스

 

보건복지부가 소속 공무원의 직무 관련 주식 거래를 엄격히 제한하는 개정 지침을 시행하며 공직 사회의 이해충돌 방지에 나섰다. 이번 조치로 제약바이오산업과와 의료기기화장품산업과 등 신설 부서 근무자는 해당 업종의 주식을 새로 살 수 없게 된다. 상장주식은 개인별 보유액 3,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취득이 제한되며, 비상장주식은 금액에 상관없이 전면 금지된다.

보건복지부는 공직자윤리법 제14조의15를 근거로 '보건복지부 공무원의 주식 거래 제한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여 6월 1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 2025년 12월 말 단행된 조직개편에 따라 신설되거나 명칭이 변경된 부서의 주식 취득 제한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공직자가 직무상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함으로써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지침 개정으로 보건산업정책국 내 총 7개 부서의 주식 취득 제한 범위가 구체화되었다. 제약바이오산업과 근무자는 의약품 및 기초의약물질 관련 주식을, 의료기기화장품산업과 소속은 의료기기와 화장품 및 미용산업 관련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와 재생의료정책과 역시 각각 의료 인공지능 및 재생의료기술 관련 주식 취득이 엄격히 제한된다.

기존 주식 거래 제한 부서들의 범위 또한 현행대로 유지되거나 강화되어 적용된다. 국민연금재정과는 국민연금 기금운용 관련 주식 거래가 금지되며, 보건산업정책과는 보건산업 및 첨단보건의료산업 전반의 주식 취득이 제한된다. 의료정보정책과는 정보통신기술 기반 보건의료사업 관련 주식을, 보건의료기술개발과는 보건의료기술 관련 주식을 새로 살 수 없다.

부처 내 다른 정책국 소속 부서들도 직무 성격에 따라 촘촘한 제한 감시망이 가동된다. 건강보험정책국의 보험약제과는 의약품 관련 주식을, 보험급여과는 의료기기와 의료용품 관련 주식 보유를 엄격히 금지한다. 사회서비스정책과는 기술혁신 중소벤처기업 관련 주식을, 한의약산업과는 한방 관련 의약품 및 기초의약물질 관련 주식을 취득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주식 취득 제한은 상법에 따른 주식회사가 발행한 모든 주식에 적용되며 상장과 비상장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 상장주식의 경우 개인별 보유 총액이 3,000만 원을 초과하는 시점부터 신규 취득이 제한되는 방식이다. 반면 비상장주식은 금액이나 지분 비율에 관계없이 취득이 완전히 금지되어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제한 부서 근무자와 파견 공무원은 매년 주식 매매 및 보유 내역을 다음 해 3월 말까지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신규 임용이나 전입으로 인해 대상자가 된 경우에도 발령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보유 현황을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무 기간 중 주식을 일절 매매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할 경우 신고 의무를 일부 면제받을 수 있다.

지침을 위반하여 주식을 취득하거나 허위로 신고한 사실이 적발될 경우 소속 공무원은 징계 등 엄중한 조치를 받게 된다. 감사담당관은 위반 사실 확인 즉시 2개월 이내에 해당 주식을 스스로 매각하도록 요구할 권한을 가진다. 특히 직무상 비밀을 이용한 재산 증식 혐의가 짙은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법무부 조사가 의뢰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공무원의 재산권 행사를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행정의 공정성 확보가 우선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속이나 증여, 담보권 행사 등 사회 통념상 불가피한 사유로 주식을 취득하게 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보유를 허용하고 있다. 이는 공직 기강 확립과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해석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지침 개정은 조직개편에 따른 행정적 공백을 메우고 공직자의 윤리 의식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무 관련성이 높은 부서의 주식 취득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정보 비대칭성을 이용한 불공정 거래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향후 다른 부처의 주식 거래 제한 지침 강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오헬스와 신산업 분야의 규제 권한을 가진 부서의 투명성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번 지침은 공직 사회의 새로운 표준이 될 전망이다. 공무원 개개인의 철저한 준법정신과 더불어 상시적인 모니터링 체계가 안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행정 효율성과 공직 윤리의 조화는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시장 질서를 교란할 수 있는 내부 정보를 다루는 공직자일수록 더 높은 수준의 자기 절제가 요구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 지침이 단순한 규제를 넘어 공직 사회 전반의 청렴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인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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