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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상속세 부과를 위해 사후에 의뢰한 감정평가 가액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와, 이른바 '꼬마빌딩' 상속세 산정 방식에 중대한 기준이 세워졌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17일 A씨가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상속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19년 4월 모친 사망 후 서울 서대문구 일대 토지를 상속받았다. 같은 해 10월 개별공시지가 기준으로 토지 가액을 74억여원으로 산정해 상속세 27억여원을 신고·납부했다. 꼬마빌딩처럼 시가 산정이 어려운 비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개별공시지가 등 보충적 평가방법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실제 시장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2019년 2월 개정된 상증세법 시행령은 꼬마빌딩 상속·증여세 부과 시 감정평가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과세관청은 2020년 6월 감정평가법인 2곳에 감정을 의뢰했고, A씨도 다른 2곳에 별도로 감정을 의뢰했다. 4개 법인이 산정한 감정가액은 110억~121억원으로 신고가액을 크게 웃돌았다. 과세관청은 4개 감정가액의 평균인 115억여원을 시가로 보고 상속세 22억원을 추가 부과했다.
A씨는 과세관청이 사후에 임의로 감정평가를 의뢰해 세금을 올리는 것은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을 훼손하고 과세형평에 반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과세관청이 상속세 결정을 위한 조사 과정에서 감정을 실시한 뒤 그 감정가액에 따라 부과처분을 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판단했다.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신고가 이루어졌더라도 과세관청이 객관적 교환가치를 확인해 가액을 산정하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와 과세형평에 오히려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감정평가법인의 산정 방식 일부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 추가 부과액 22억원 중 1억원은 취소했다.
대법원은 국세청의 선별적 감정에 대한 비판도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모든 부동산에 감정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어느 정도 불가피하고, 조세행정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납세자 보호를 위한 엄격한 기준도 함께 제시했다.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받으려면 시행령상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이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충족돼야 하며, 규제·지역 환경 변화와 평가기준일~작성일 간 시간적 간격, 평가자 주관 개입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의한 감정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담당 법관은 납세자에게 예기치 못한 불이익을 야기하지 않도록 신중히 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꼬마빌딩 상속세 과세 기준을 명확히 하면서도, 자의적 과세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과세 분쟁에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