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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 '또' 비공개…4년 새 3번째 심의 무력화 논란

정부가 2027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안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 후에도 이례적으로 비공개하기로 결정, 법적 심의 체계가 또다시 무력화됐다는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는 최근 4년 새 세 번째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이하 자문회의)의 주요 R&D 예산 심의 절차가 기형적으로 이뤄진 사례다. 자문회의는 2026년 6월 26일, 2027년도 국가 R&D 예산 배분·조정안을 심의·의결했으나, 예산 규모 등에 대한 추가 논의를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23년 윤석열 정부 시기에는 법정 기한을 처음으로 넘겨 R&D 예산 심의가 지연된 바 있으며, 2025년 이재명 정부 때도 26조1천억원 규모의 잠정안이 국정기획위 요청으로 우선 통과되는 등 심의 절차가 파행을 겪었다. 특히 심의·의결까지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공개한다는 점은 자문회의의 법적 심의 절차 자체를 무력화하는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R&D 예산 '또' 비공개…4년 새 3번째 심의 무력화 논란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반복되는 심의 무력화는 예산당국으로의 권한 집중을 심화시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의 R&D 예산 심의 기능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R&D 예산 편성 절차를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반복적으로 자문회의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무시되는 모양새다.

이경수 과기자문회의 부의장은 이번 비공개 결정에 대해 「예산당국이 시스템 개혁 절차를 진행 중이어서 심의를 비공개한다」고 언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획예산처는 8월 말까지 2027년도 R&D 예산안을 마련해 자문회의에 보고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1월 합의된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기획예산처 간 R&D 예산 편성 절차 합의의 일환으로 풀이되나, 최종안이 자문회의의 실질적인 심의를 거쳐 공개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복되는 R&D 예산 심의 절차 무력화는 향후 국가 과학기술 정책 결정 과정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예산당국의 권한 집중 심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과학기술계는 8월 말로 예고된 최종 예산안 공개 및 자문회의 보고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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