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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단계에 이른 국내 유통시장…롯데와 신세계 해외진출 방안은

내수 유통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해외무대에서도 유통업체들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주목되는 유통기업은 롯데와 신세계다.

롯데는 해외 전략 지역인 중국, 러시아, 인도,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출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롯데는 M&A(인수합병)을 내세워 공격으로 진출하고 있다. 인수합병은 현지사정에 맞는 인프라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조직통합이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그러나 롯데는 국내에서도 M&A의 경험이 많아 해외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롯데는 지난 6월, 중국 텐진 웨스틴 호텔에서 110여개 현지 기업 대표 등을 초청한 가운데 '중국사업 발전전략 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롯데백화점은 한국 최대이자 최고의 백화점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2018년까지 중국에 20개 점포를 오픈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의 해외 진출 1호점은 러시아였다. 2007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롯데백화점 1호점을 오픈했다. 현재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2호점을 검토 중에 있다.

그 후 공략한 곳은 중국이다. 롯데백화점은 2008년 8월 베이징(지하 4층~지상 8층, 영업면적 3만6060㎡(약 1만1000평))에 1호점을 오픈한 후 2011년 상반기에 텐진점을 2013년 하반기에 선양점을 오픈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텐진점은 지하 2층, 지상 4층에 영업면적은 2만8400㎡에 달하며 베이징 롯데백화점보다는 약간 작다. 선양점은 롯데가 준비 중인 초대형 복합타운 '선양 롯데월드'의 일부로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는 텐진점과 선양점의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해당 지역경제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베트남에서는 이미 베트남 백화점 중 매출규모 1위인 다이아몬드백화점을 위탁경영하며 한국식 백화점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3년에는 지상 65층 규모로 지어지는 복합쇼핑몰인 '롯데센터 하노이'에 롯데백화점 1호점을 입점한다. 이 복합쇼핑몰은 연면적 25만282㎡(7만5710평), 부지면적 1만4094㎡(4263평)으로 지하 5층~지상 65층 규모로 백화점 이외에도 호텔, 오피스 등이 입점하는 대규모 복합단지로 건설될 예정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도 기존의 쇼핑몰을 인수하거나 리모델링하는 방향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달 중국 현지 5위 업체인 '럭키파이' 지분 63.2%를 1540억원에 인수하면서 중국홈쇼핑시장에도 진출했다. 앞으로 4년에 걸쳐 남은 지분인 36.8%도 마저 매입한다는 복안이다. 럭키파이는 이미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방송 라이센스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롯데가 현지에서 사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홈쇼핑업계에서는 GS샵과 CJ오쇼핑에 이어 세 번째 해외 진출이다.

국내 최초로 온라인 쇼핑몰도 해외에 진출했다. 롯데닷컴은 롯데닷컴재팬 설립을 위해 61억 9천만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내년 상반기 쇼핑몰을 열어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롯데닷컴은 일본 진출 성공 시 중국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에서 해외 진출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해외 100호 점포인 간다리아시티점을 오픈하며 끝없이 영토를 확장 중이다. 현재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활발한 해외사업을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7년~2008에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던 마크로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중국 타임스까지 인수하면서 해외점포를 98개까지 늘렸다.

중국으로의 진출은 지난 2007년 12월 네덜란드계 중국 마크로 8개 점포를 인수하면서 시작됐으며 현재 총 78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중국 대형마트 시장에서 현재 매출 기준으로 14위까지 성장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향후 중국 중부 및 중남부지역에도 진출해 2013년 안에 중국 대형마트 시장에서 '톱 10'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 간다리아시티점의 오픈으로 총 20개점이 운영 중이다.

국내 유통업계로는 최초로 진출한 베트남의 가능성도 크게 보고 있다.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10년 안에 30개 이상의 점포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2008년 12월 호찌민시 남사이공점이 롯데마트 1호점으로 탄생했다. 이곳은 총 면적 1만 9800㎡(6000여평)에 3층으로 구성된 매장에 문화센터와 롯데시네마 등을 입점시켜 쇼핑과 문화생활이 동시에 가능하다. 베트남 2호점인 푸토점은 호치민시 11군 중심에 위치한 25층 주상복합 건물로 매장 면적은 12,000㎡(3600여평)이며, 지하 1, 2층은 주차장, 1층~5층은 매장, 6층~25층은 고급 아파트 및 오피스텔로 구성돼 있다.

신세계도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이다. 신세계는 현재 국내에서는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아직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국내 유통시장에서는 이제 소매업체들에게 큰 성장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다. 이에 신세계는  2014년까지 중국 주요도시에 모두 60여개 점포를 열어 매출 2조원을 달성하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중국을 향후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신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롯데보다 앞서 국내 유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이마트 해외 1호점인 취양점을 오픈하며 해외에 진출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사태로 국내 시장 지키기로 전략을 바꾸며 2003년까지 점포를 추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4년 상하이에 2호점인 루이홍점을 오픈하면서 중국 진출에 다시 불을 붙였다. 그리고 2005부터 꾸준히 점포를 늘려 이마트는 현재 상하이에 12개, 톈진 5개, 베이징 1개, 우시 2개, 쿤산 1개, 닝보 1개, 쑤저우 2개, 항저우 1개 등 7개 도시에 총 25개 점포를 운영 중에 있다. 제일 최근 개점한 25호점인 상하이 차오바오점은 기존 매장에서 중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형태의 쇼핑몰인 복합형 점포 스타몰로 리모델링해 재 오픈했다.

차오바오점은 규모가 매우 크다. 1층인 스타몰은 유명브랜드 종합관, 2층은 패션스트리트와 식당가, 3층은 아동 및 여가, 생활가구 전문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세계의 이마트 중국 진출은 2007년 10월 중국 10대 부동산 개발사인 뤼청 그룹과 전략적 동맹 협의를 맺으면서 출점 가속화의 원동력이 됐다. 이마트는 뤼청 그룹이 개발하는 상업부지에 우선 입점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신세계가 중국 진출의 또 다른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국내 우수 상품을 이마트에서 판매하며 실질적으로 수출을 대행하는 시스템의 도입이다. 그동안 몇 단계의 도매상을 거치던 유통단계를 직수입 방식으로 간소화해, 국내에서는 중국으로의 유통망을 뚫고, 이마트는 수입가격을 최대 20%까지 낮춰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게 된다.

신세계는 백화점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백화점 출점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고객의 성향과 문화가 다른 해외에서 백화점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상류층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중국시장이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롯데와 다르게 신세계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홈쇼핑이나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률은 미미한 실정이다.

인수합병을 통해 공격으로 해외에 진출 하며 국내 점포 경쟁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고 있는 롯데와, 국내 유통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후 신중하게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신세계의 서로 다른 행보가 포화단계에 이른 국내 유통업 판도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