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최경환 남은 임기 최대 3개월... 초이노믹스 책임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최경환 경제부총리

최경환 총선 출마?.. '초이노믹스' 책임은 누가 지나?

'초이노믹스'처럼 경제정책에 장관 이름을 붙인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초이노믹스에 투입된 국가 예산이 막대했고, 그 결과에 대한 국민의 기대도 컸다.

초이노믹스가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다른 점은 대기업과 금융시장보단 가계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확실히 가계에 초점을 맞춰 세제 개편을 하고, 사내유보금을 가계 소득으로 환류시킨다는 발상은 기존 정부 정책이나 보수진영의 경제 구상에선 찾아보긴 힘든 참신한 것이었다. 최경환의 경제팀은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것겠다."라며 결연하게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가계 사정은 그리 좋아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악화된 면이 더 눈에 띈다.

가장 큰 문제는 총 가계 대출이 5조8,000억 원에서 33조 6,000억 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총부채상환 비율 규제를 완화해 집을 담보로 잡으면 대출을 받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물론 가계부채가 증가했어도 그 자금을 투자해 이윤을 얻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하지만 초이노믹스는 적절한 성장전략을 제기하지 못했다. 자금이 풀려 부동산과 주식이 들썩이는 사이, 대기업은 실적에 빨간불을 켜며 앓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부터 포스코와 조선 3사 까지 한국 경제를 이끌어오던 기업들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영업실적 낸 것이다.

실물 경제의 성장은 경기부양 정책을 뒷받침하지 못했고, 잠시 떠올랐던 주식 역시 중국 경기 둔화 조짐이 짙어지며 쓰러져 버렸다. 실제로 지난해 7월 2,013선이던 코스피 지수는 1년 뒤 2,031로 고작 20포인트가량 올랐다. 이 정책에 투입한 수십조 원을 생각하면 미비한 실적이다.

위기에 빠진 대기업은 신시장을 개척하는 대신 서민의 터전이던 골목 상권을 빼앗기 시작했다. 치킨집, 빨집, 분식집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늘어나는 대기업 프랜차이점에 자영업자는 경쟁에서 밀려나 매장 문을 닫아야 했다. 그렇다고 고용과 임금을 늘린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 많은 대출금은 다 어디로 간 걸까? 같은 기간 주택매매 거래량이 7만 3,535건에서 11만 38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한 것이다. 정책 도입 초기엔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내수진작에 효과가 있을 거란 전망도 있었으나, 증시 폭락 이후엔 대출자의 원금상환능력이 약화에 대한 우려만 남았다.

현재 재개발에 들어간 강남 3구를 비롯해 부동산 시장은 규제완화와 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로 호황을 즐기고 있다. 거래량이 늘어난 덕분에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은 50조 가량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염려한 정부는 지난 7월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발표해 만기 일시상환 중심 대출을 분할상환 구조로 전환했다. 분할상환이 정착되면 대출자가 매월 적지 않은 상환 금액을 부담해야 해 주택 매매에 부담을 갖게 돼 부동산 시장의 활기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

기업소득환류세제 역시 기업 대부분이 투자 보단 주주에 배당을 늘린 탓에, 사내유보금 순환을 유도해 경기를 활성화한다는 본 취지에서 엇나갔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15일 국회 경제분양 대정부 질의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 거란 뜻을 밝혔다. "경제는 저 말고 잘하실 분들이 많다. 야당 의원님 중 제가 물러나야 경제가 잘 된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라는 게 그의 대답이었다. 2016년 4월 치러지는 20대 총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1월 14일 전까진 부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의 임기는 앞으로 최대 3달 밖에 남지 않았다. 용두사미로 끝난 초이노믹스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게 되는 건지 의문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