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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수출 증가세에도 내수 미약해 경기 개선 제약"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었으나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며 경제 개선을 제약하는 모습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국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8월호에서 이같이 밝히며 우리 경제에 대해 내수가 부진하다는 판단을 9개월째 유지했다.

반도체 관련 생산 지표들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으며, 수출도 ICT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KDI는 평가했다.

반도체 생산과 출하가 증가하고 재고는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지표가 개선되며 제조업의 회복세를 견인했다.

[KDI 제공]
[KDI 제공]

수출은 세계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한 가운데 IT 업황 개선 흐름이 이어지며 양호한 회복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7월 수출(13.9%)은 IT 품목의 호조가 지속되며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9.1%)가 관련 업계의 하계휴가 등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하였으나, IT 품목(44.0%)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며 수출 회복세를 견인했다.

국가별로는 對미국 수출(9.3%)의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對중국 수출(14.9%)도 IT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수입은 주요 에너지자원(3.2% → 15.9%)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전월(-7.5%)보다 높은 10.5%의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 회복세가 이어졌으나 수입이 큰 폭의 증가로 전환되며 무역수지(79.9억달러 →36.2억달러)의 흑자폭은 축소됐다.

반도체경기가 생산과 수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으나,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의 생산이 다소 정체된 가운데 소매판매액과 투자가 감소하는 등 내수는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상품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최근 서비스 소비도 점차 둔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6월 소매판매(-3.6%)는 승용차(-21.4%)가 기저효과로 대폭 감소한 가운데 의복(-4.6%)과 음식료품(-2.8%)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서비스 소비는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3.7%), 숙박·음식점업(-1.2%) 등의 부진으로 1년 전보다 0.5% 증가에 그쳤다.

다만 해외여행, 해외소비와 밀접한 부문에서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면세점 소매판매액(10.3%)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경상금액 기준)도 중국(64.8%)을 중심으로 25.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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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제공]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3.6을 기록하며 전월(100.9)보다 소폭 상승했다.

소매판매 감소세와 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건설수주의 누적된 부진이 건설투자의 위축으로 이어짐에 따라 고용 여건도 점차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KDI는 분석했다.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되는 등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6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부문(-9.7%)을 중심으로 4.6% 줄어 감소 폭이 전월(-3.0%)보다 확대됐다.

선행지표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건축허가면적은 사업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23.2% 큰 폭으로 줄었다.

설비투자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반도체 부문에서 일부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다.

6월 설비투자는 기저효과 등에 기인해 감소폭이 -1.5%에서 -2.7%로 확대됐다.

KDI는 "소매판매 감소세와 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건설수주의 누적된 부진이 건설투자의 위축으로 이어짐에 따라 고용 여건도 점차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변동성이 높은 운송장비(2.9% → -11.5%)의 감소폭이 확대된 가운데, 기계류(-2.9% →1.0%)도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6월 취업자 수는 작년보다 9만6천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전월(8만명)에 이어 두 달 연속 10만명을 하회했다.

KDI는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 상승세와 관련해서는,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소폭 확대됐으나 기조적 물가상승세는 물가안정목표(2.0%)와 유사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물가
[연합뉴스 제공]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직전 달(2.4%)보다 높은 2.6%로 집계됐다. 넉 달째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물가는 물가안정목표와 유사한 2.2%의 상승세를 지속하였으며, 기대인플레이션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신용시장의 안정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개인사업자의 부채 상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가는 큰 폭으로 등락하며 불안정한 모습이라고 KDI는 분석했다.

한편, 내수 부진과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개인사업자의 부채 상환 부담이 지속됐다.

5월 개인사업자 연체율(3개월 이동평균)이 0.59%에서 0.61%로 장기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