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의 추석 선물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5억원짜리 위스키 등 소위 '억' 소리가 나는 고급 주류부터 1만원짜리 김 세트, 6천원짜리 양말 세트까까지 초고가와 가성비 선물이 함께 팔리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 선물 중에서 최고가 예약 상품은 '윈저다이아몬드쥬빌리'가 우선 눈에 띈다.
전 세계 12병만 한정 생산된 블랜디드 스카치위스키 제품으로 700㎖ 한 병에 5억원이다. GS25와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이 추석 선물용으로 예약받고 있다.
백화점에서도 주류 제품이 최고가 선물로 꼽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맥켈란 레드 컬렉션 78년(700㎖)을 2억4천만원에, 현대백화점은 샤토 라투르 버티컬 컬렉션 와인 한 세트(24병)를 1억원에 각각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싱글몰트 위스키 '달모어 40년'을 3천700만원에 단 1병만 한정 판매한다.
이마트의 최고가 선물은 798만원짜리 '샤또 르 뺑 와인 2014년'이고 롯데마트는 490만원짜리 '야마자키 18년 100주년', '하쿠슈 18년 100주년'을 선보인다.
편의점 이마트24에서 준비한 추석 선물세트 중 최고가 상품은 골드바10돈(37.5g)이다. 이마트24는 한국금거래소 판매 시세를 반영해 467만원에 판매한다.
주류와 함께 한우 세트도 고가 선물로 선호도가 높다.
이마트는 조선호텔 및 경주천년한우 브랜드와 협업해 등심·안심·채끝살 구이용 1㎏씩 모두 3㎏짜리 상품을 88만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하이엔드 한우 브랜드 '마블나인' 프리미엄 구이혼합세트를 74만9천원에 준비했다.
반면 백화점들은 대표 가성비 선물로 2만원대의 허브솔트 세트, 국수간장세트, 성심당약과세트 등을 준비했다.
대형마트들은 김세트와 치약·칫솔·비누 등 생활용품 세트를 9천900원에 다양하게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피에르가르뎅 양말 선물세트(3매)를 사전 예약으로 6천원대에 할인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명절 선물 소비 양극화가 뚜렷하다"며 "가성비 선물로는 호불호가 적은 김세트를 비롯해 치약 등 생활용품 세트나 식용유 세트가 여전히 대중적 인기를 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이색 선물도 앞다퉈 내놓았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프랜차이즈 및 유통권 단독 계약을 체결한 바샤커피 추석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바샤커피 '커피 엑스퍼트 햄퍼'는 모로코 마라케시의 바샤 커피룸에서 느낄 수 있는 맛과 향, 분위기를 담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제주 김녕 해녀마을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성게알 세트를 내놓는다.
현대백화점은 윤원상 참기름과 윤왕순 어육장, 박성춘 함초소금 등 각 지역 장인의 상품을 모은 '명인명촌 미본 작' 세트를 선보인다.
이마트는 최근 젊은 층이 약과나 곶감 등 전통 디저트를 즐기는 흐름을 반영해 국산 호두말이 곶감 세트를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집에서 직접 초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홈마카세' 세트와 두바이 대추야자 간식 세트를 내놓는다.
편의점의 이색 추석 선물 상품은 더 다양하다.
CU는 단층과 복층 이동주택 4종을 1천800만∼2천500만원대에 판매한다. 실제 이동 주택은 지난 2021년 명절에 4채가 팔렸다.
세븐일레븐은 렌탈 전문업체와 함께 LG오브제 냉장고와 스타일러 등을 36개월 렌탈 후 영구소장하는 상품을 준비했고, 이마트24는 효도 선물용 풀리오 마사지기와 반려동물 유모차 등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