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G7, 비상 비축유 공동 방출 논의…유가 폭등 방어

장선희 기자

-미국 등 3개국 찬성, 3~4억 배럴 규모 논의

주요 7개국(G7)이 최근 중동 지역 분쟁으로 급등한 국제 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비축유 공동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

G7 재무장관들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협력해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9일(현지시간) 긴급 화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의에는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사무총장도 참석해 이란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한다.

현재까지 미국을 포함한 최소 3개 G7 국가가 비축유 공동 방출에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최대 4억 배럴 방출 가능성…시장 안정 목적

IEA 회원국들은 에너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석유 비축 시스템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3억~4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이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IEA 회원국이 보유한 약 12억 배럴 공공 비축유의 25~30% 수준에 해당한다.

비축유 방출은 공급 부족 상황에서 시장에 즉각적인 원유 공급을 늘려 유가 급등을 완화하기 위한 대표적인 정책 수단이다.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사무총장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사무총장 [EPA/연합뉴스 제공]

▲ 중동 전쟁 여파…유가 일주일 새 급등

이번 논의는 이란 전쟁 이후 급등한 국제 유가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브렌트유는 아시아 거래에서 한때 배럴당 116.71달러까지 급등(24%)했다가 이후 G7 회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이 일부 줄어 약 110달러 수준(19% 상승)에서 거래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116달러까지 급등했다가 약 108달러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도 갤런당 2.98달러에서 3.45달러로 일주일 만에 급등했다.

▲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유가 급등은 세계 경제 전반에 인플레이션 재확산 위험을 키우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한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원유 수입국은 가격 충격에 크게 노출돼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운송비와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를 동시에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 정책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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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제공]

▲ IEA 비축유 시스템…1970년대 석유 위기 이후 도입

IEA 전략비축유 제도는 1973년 아랍 석유 금수 조치로 발생한 에너지 위기 이후 1974년 도입됐다.

이 제도는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비상 상황에서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IEA 회원국들은 현재 약 12억4천만 배럴의 공공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로 약 6억 배럴의 민간 재고도 시장 공급에 활용할 수 있다.

이 비축유는 IEA 국가 전체 석유 수요 약 한 달, 또는 순수입 기준 약 140일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 미국·일본 비축량 최대…중국도 대규모 보유

IEA 공공 비축유 가운데 약 7억 배럴은 미국과 일본이 보유하고 있다.

한편 IEA 회원국이 아닌 중국 역시 대규모 전략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분석가들은 중국이 11억~14억 배럴 규모의 원유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140일의 수입 수요를 충당할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 유가 급등, 트럼프 정부 정책 부담 확대

유가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물가 안정 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억제와 에너지 비용 인하를 주요 경제 공약으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최근 유가 상승으로 정책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란 핵 위협이 제거되면 유가는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며 현재의 가격 상승은 세계 안보를 위한 작은 대가라고 주장했다.

▲ 전략비축유 방출 여부…에너지 시장 핵심 변수

에너지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 결과가 향후 국제 유가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 에너지 그룹은 보고서에서 “IEA 회원국들이 전략 비축유 방출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IEA 회원국들은 지금까지 총 5차례 공동 비축유 방출을 단행했으며, 가장 최근 사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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