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과학기술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정년퇴직 석학들에게 5년간 최대 12억 5천만 원을 지원하는 새로운 사업을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고경력 과학자의 연구 역량 단절을 방지하고 국가 핵심 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이는 해외 유수 국가들의 인재 유치 경쟁 심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특히 중국으로의 인재 이탈을 방지하고 국가 기술 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 정년 석학 지원 사업 세부 내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도 국내 글로벌 석학 연구역량 활용 지원사업' 신규 과제 선정 계획을 공고하며, 올해 20명 내외의 석학급 연구자를 선발하고 내년에 20명을 추가 선정해 총 40명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은 만 61세 이상 석학급 연구자로, 이미 정년이 지났거나 2026년 7월 1일 기준으로 3년 이내 정년이 도래하는 인재들이 해당한다. 선정된 연구자에게는 연간 최대 2억 5천만 원의 연구활동비가 최장 5년간 지원되며, 총지원 규모는 1인당 최대 12억 5천만 원에 달한다. 특히, 이번 사업은 단순 연구비 지원을 넘어 연구기관이 정부 지원금과 동일한 규모의 비용(현물 가능)을 매칭하고, 연구 공간 및 실험 장비 지원 계획이 담긴 기관장 확약서를 필수로 제출하도록 의무화하여 인프라 지원을 강화했다. 이는 정년퇴직과 동시에 연구실 반납 등으로 연구 활동이 단절되는 기존 문제점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 심화되는 국내 과학기술 인재 유출 현상
한국은 고도화되는 글로벌 기술 경쟁 속에서 심각한 과학기술 인재 유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매년 3~4만 명에 달하는 이공계 인재가 국내 기업이나 연구소가 아닌 해외에 체류 중이며, 이는 해외의 더 나은 연구 환경과 보상 체계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23년 한국 두뇌유출 지수는 4.66점(36위)으로, 2021년 5.28점(24위) 대비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젊은 층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며, 미국 내 한국인 유학생이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8% 증가했다. 또한, 정부 과학 장학금 수혜 학생 중 일부가 의학 계열 등 비이공계 분야로 이동하는 현상도 인재 확보의 난항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요 대학에서도 신입생 충원율 감소와 박사 입학 경쟁률 하락이 관찰되며, 이는 열악한 처우와 의대 쏠림 현상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이공계 대탈출' 현상으로 진단된다.
▲ 중국의 공격적인 과학기술 인재 유치 전략
중국은 과학기술을 국가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해외 인재 유치를 핵심 수단으로 삼아왔다. 2008년부터 시행된 '천인계획'은 고액 보상, 연구비, 정주 지원 등을 통해 수만 명의 해외 고급 인재를 귀국시키며 단기간에 연구 리더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귀환 인재들의 논문 수 증가 및 인용도 향상 등 연구 성과의 질과 양을 모두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2025년 10월 1일부터 해외 젊은 과학기술 인재 유치를 위한 'K-비자'를 발급할 예정으로, 기존 취업 비자와 달리 학력과 연령 자격만 충족하면 지원할 수 있으며 입국 횟수, 유효 기간, 체류 기간 등에서 더 많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중국은 이러한 정책을 통해 '세계의 공장'을 넘어 '글로벌 두뇌 공장'으로 성장하며 지식혁신 및 과학기술혁신의 우위를 선점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 고경력 인재 활용 및 국가 기술 주권 전망
정년 석학 지원 사업은 이처럼 가속화되는 국내 인재 유출과 중국의 공격적인 인재 유치 경쟁 속에서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고경력 과학기술인들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국가의 핵심 자산이지만, 그동안 정년 이후의 활용 방안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존 'ReSEAT' 프로그램 등 일부 지원 제도가 있었으나, 실질적인 체감 효과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지원 사업은 베이비붐 세대 연구자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숙련된 연구 역량이 사장되는 것을 막고, 이들의 지식과 경험을 국가 연구개발(R&D) 자산으로 이어가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정부의 이번 대책이 고경력 과학기술인들의 지속적인 연구 활동을 보장하고, 나아가 젊은 연구자들에게 멘토링 역할 등을 통해 세대 간 지식 전수를 촉진하며, 궁극적으로 한국 과학기술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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