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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이란 직접 타격 정황…중동 전쟁 구도 변화 조짐

장선희 기자

아랍에미리트(UAE)가 최근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에 직접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UAE는 공식적으로는 중립적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실제로는 이란을 겨냥한 군사 작전에 참여하며 사실상 전쟁 당사국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이 단순한 군사 대응을 넘어, UAE가 자국의 경제적 영향력과 중동 내 전략적 입지를 보호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안보 노선을 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 UAE, 이란 정유시설 공격 정황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UAE는 최근 이란 페르시아만 라반(Lavan)섬 정유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당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주간의 공습 이후 휴전 발표를 하던 시점인 지난 4월 초 이뤄졌으며, 대형 화재와 함께 정유시설 상당 부분이 장기간 가동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란 정부는 “적의 공격”으로 정유시설이 피격됐다고 밝힌 뒤 UAE와 쿠웨이트를 향해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은 해당 공격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당시 휴전 체제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던 상황이었으며, 미국은 UAE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의 군사 참여를 사실상 환영했다고 전했다.

▲ “걸프 국가가 직접 참전”…중동 외교 균열 우려

중동 전문가 디나 에스판디아리는 “걸프 아랍 국가가 직접 이란을 공격한 것은 매우 중대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은 앞으로 UAE와 다른 걸프 국가들 사이를 이간시키며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 움직임을 약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걸프 국가들은 전쟁 전까지 자국 영공과 군사기지를 공격용으로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되자 이란은 걸프 지역 공항과 에너지 시설, 주요 도시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으며 경제적·정치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특히 UAE는 이란으로부터 2천800기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보다도 훨씬 많은 규모다.

▲ 관광·부동산 직격탄…UAE 전략 변화

이란의 공격은 UAE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 운항 차질과 관광 감소, 부동산 시장 위축이 나타났고, 일부 기업에서는 무급휴직과 구조조정까지 이어졌다.

걸프 지역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이 UAE의 전략적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그동안 UAE는 외국 인재 유치와 안전·안정 이미지를 기반으로 경제 성장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이란을 자국 경제·사회 모델 자체를 위협하는 불안정 요인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후 UAE는 걸프 국가 가운데 가장 강경한 대이란 노선을 보이며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AE
[AFP/연합뉴스 제공]

▲ UAE 공군 전력 재조명

전문가들은 UAE의 군사력이 중동 지역에서는 상당히 강력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UAE는 프랑스제 미라주 전투기와 첨단 F-16 전투기를 비롯해 공중급유기, 감시 드론, 지휘통제 시스템 등을 갖춘 현대적 공군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걸프전 당시 미 공군 작전을 기획했던 데이브 뎁툴라 전 미 공군 중장은 “UAE는 정밀 타격과 방공, 공중감시, 공중급유 능력에서 매우 강력한 역량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정도 전력을 가진 국가라면 이란 공격을 일방적으로 당하면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란 방공망 약화…걸프 국가 군사 개입 확대 가능성

전쟁 초기부터 UAE 개입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3월 중순에는 이스라엘이나 미국 소속이 아닌 것으로 추정되는 전투기가 이란 상공에서 포착됐고, 공개된 사진 분석에서는 UAE가 운용하는 프랑스제 미라주 전투기와 중국산 윙룽(Wing Loong) 드론이 사용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방공망을 상당 부분 무력화하면서 UAE 등 동맹국들의 군사 개입 부담도 크게 줄었다고 분석한다.

미 공군 출신 존 베너블 예비역 대령은 “현재 이란 상공에서의 군사 작전 위험은 과거보다 훨씬 낮아졌다”며 “고고도에서는 사실상 이란이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 미국과 밀착 강화하는 UAE

UAE는 군사 대응뿐 아니라 외교·경제 분야에서도 이란 압박에 동참하고 있다.

유엔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저지하기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지지했고, 두바이 내 친이란 학교와 클럽 폐쇄, 이란인 비자 제한 등 금융·경제 제재도 강화했다.

이는 서방 제재 속에서도 UAE가 제공해왔던 이란의 경제적 우회 통로를 상당 부분 차단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고문은 지난 4월 기자들과 만나 “현재와 같은 안보 환경 속에서 UAE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중동 안보 질서 재편 가능성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국지전 차원을 넘어 중동 안보 질서 자체를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걸프 국가들이 미국 안보 우산의 신뢰성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각국이 독자적인 군사 대응 능력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UAE의 직접 군사 개입은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걸프 국가들의 안보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이란 역시 걸프 국가 전체를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며 지역 갈등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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