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상장 이후 시가총액 5,000억 달러(약 712조3000억원) 이상이 증발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크게 밑도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첫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시장은 단기 실적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할 성장 전략과 AI, 스타십(Starship) 개발 현황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상장 두 달 만에 시총 5,000억 달러 감소
3일(현지 시각) CNBC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12일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5,000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주가는 최근 4주 연속 하락했으며 장중 최고가 대비 50% 이상 떨어진 상태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대거 매수에 나섰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주가 흐름이 이어진 결과로 평가됐다.
▲ 페이스북 IPO 이후 최대 실망 사례
시장에서는 이번 주가 하락을 2012년 페이스북(현 메타)의 기업공개(IPO) 이후 가장 실망스러운 대형 기술주 상장 사례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페이스북 역시 상장 직후 장기간 약세를 보였지만 당시 첫날 시가총액은 약 1,000억 달러 수준이었다. 반면 스페이스X는 상장 이후 감소한 기업가치만 5,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규모 면에서 훨씬 큰 충격을 기록했다.
▲ 첫 실적 발표에 쏠린 관심
스페이스X는 화요일 장 마감 이후 상장 후 첫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실적 발표는 최근 테슬라가 비용 증가와 잉여현금흐름 악화, 로보택시 사업에 대한 신중한 전망으로 투자자들의 실망을 안긴 이후 이뤄지는 만큼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받은 가운데 스페이스X 역시 AI 전략이 핵심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 실적보다 머스크 비전에 베팅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투자 논리가 다른 초대형 기술기업들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현재 기업가치는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과 화성 식민지 건설, AI 서비스 확대 등 머스크 CEO의 장기 비전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구글과 오픈AI, 앤트로픽에 맞서는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동시에 우주 기반 AI 인프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현재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약 1조4,000억 달러에 달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재무지표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매출비율(PSR)은 최근 매출 기준 70배를 웃돌고 있으며, 매 분기 수십억 달러의 현금이 유출되고 있다. 또한 보유 현금보다 부채 규모가 약 두 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현재 기업가치 대부분을 설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보호예수 해제도 부담
주가를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은 보호예수(lock-up) 해제다.
조만간 초기 투자자들의 매도가 가능해지면서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이러한 하락세에 적극 베팅했으며,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상장 이후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가이익은 약 83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 엇갈린 증권가 전망
S3파트너스의 매슈 운터먼 리서치 책임자는 "IPO 이후 첫 실적 발표를 앞둔 대형 기술주 가운데 가장 빠르고 공격적인 공매도 포지션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뉴스트리트리서치의 벤 하우드는 최근 주가 조정을 장기 투자자에게는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고 스페이스X가 우주 산업에서 강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트리트리서치는 IPO 직전 목표주가를 165달러로 제시했으며, 지난 금요일 종가는 108.37달러를 기록했다.

스페이스x(Photo : [AFP/연합뉴스 제공])
▲ 기업가치 핵심은 스타십
스페이스X의 성장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차세대 초대형 재사용 로켓 스타십이다.
스타십은 기존 팰컨(Falcon) 로켓보다 훨씬 많은 화물을 우주로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완전 재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스타십 개발이 성공하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스타링크 위성망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스타링크를 중심으로 한 위성 인터넷 사업은 스페이스X의 유일한 흑자 사업으로 평가된다.
▲ 스타십 성공 여부가 최대 변수
스페이스X는 IPO 투자설명서를 통해 스타십 개발 실패가 기업 성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직접 밝혔다.
회사는 완전 재사용 기술이나 빠른 재발사 체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발사 비용 증가와 위성망 구축 지연, AI 데이터센터 사업 차질, 매출 성장 둔화, 추가 자금 조달 부담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스타십이 본격적인 화물 수송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시험비행 성과와 과제
스페이스X는 지난 7월 24일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의 13번째 시험비행을 실시했다.
약 2분 후 슈퍼헤비 부스터가 분리돼 멕시코만에 착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착륙 과정에서 엔진 재점화가 일부만 성공하면서 완벽한 회수에는 실패했다.
시장에서는 기술 진전은 확인됐지만 상용화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 AI 사업도 투자자 관심 집중
번스타인은 스타십 외에도 반도체 확보, 규제 승인, AI 연산 능력 확보가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서는 막대한 AI 반도체가 필요하며, 스타십 발사 때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지난 2월 xAI와의 합병 이후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컴퓨팅 인프라 확충도 요구되고 있다.
▲ AI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
시장에서는 AI 컴퓨팅 서비스가 스페이스X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회사는 데이터센터의 남는 연산 자원을 외부 기업에 임대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상장 직전에는 구글과 계약을 체결해 매월 9억2,000만 달러 규모의 AI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앤트로픽은 테네시주 멤피스의 '콜로서스1(Colossus 1)' 데이터센터 컴퓨팅 자원을 모두 활용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리플렉션AI(Reflection AI)에도 컴퓨팅 자원을 공급하고 있다.
▲ 커서 인수와 그록 사업도 주목
투자자들은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 인수 계획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페이스X는 약 600억 달러 규모의 커서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규제 승인을 거쳐 3분기 중 거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챗봇 그록(Grok)은 미국 국방부 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지만, 딥페이크 음란물 생성 논란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조사와 소송이 진행되는 등 규제 리스크도 안고 있다.
▲ "실적보다 성장 자신감이 중요"
번스타인은 목표주가 239달러를, 캔터는 246달러를 각각 제시하며 긍정적인 투자 의견을 유지했다.
특히 캔터는 AI 컴퓨팅 서비스 수익 확대와 자금 조달 계획, 보호예수 해제 부담 완화 여부가 확인될 경우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