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3일간의 전승절 휴전이 끝나자마자 우크라이나 후방 도심 전역을 겨냥한 드론 공습을 재개하며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공격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 협상안에 대해 서방 국가들이 의구심을 표하는 가운데 단행되어 동유럽의 안보 위기를 다시금 고조시키고 있다.
러시아군은 휴전 종료와 동시에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자포리자, 하르키우 등 주요 거점에 무차별적인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우크라이나 공군 발표에 따르면 북부 수미와 남부 오데사 인근 미콜라이우 지역까지 타깃이 되며 사실상 전 국토가 다시 사정권에 들어갔다. 이번 공습으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서 민간인 남성 1명이 숨지고 4명 이상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 피해가 확인되었다. 이는 전승절 휴전을 계기로 형성되었던 일시적인 긴장 완화 기대감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시사한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에서는 미국이 중재한 휴전 시작 전날인 지난 8일 이후 나흘 만에 다시 공습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키이우 당국은 주민들에게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안전한 곳에 머물 것을 긴급 당부하며 방공 시스템 가동에 주력했다. 이번 공습은 러시아가 전승절을 맞아 대외적으로는 평화를 논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는 이중적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 군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휴전 기간 동안 전력을 재정비한 뒤 곧바로 공세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일 전승절 기자회견을 통해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협상 국면으로의 전환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협상 중재자로 친러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블룸버그 분석에 의하면 이러한 푸틴의 발언은 서방 국가들 사이의 분열을 조장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협상 조건을 선점하려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주요국들은 이를 유럽 내부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려는 하이브리드 전술로 규정하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은 휴전 기간 중에도 서로가 합의를 먼저 위반했다며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였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의 도발에 대응한 정당한 군사 행동임을 주장하고 있으나, 국제 사회는 민간인 거주 지역을 겨냥한 무차별 공습의 비인도성을 지적하고 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이 전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필연적 과정이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하지만, 이는 소수의 비판적 시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결과적으로 이번 공습 재개는 러시아의 진정성 있는 평화 협상 의지에 대한 의구심만을 증폭시켰다.
미국 내부의 정치적 상황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이란과의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성과를 내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성급한 거래를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 보장이 빠진 채 종전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을 경고했다. 종전 협상에 정통한 한 인사는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가능한 많은 것에 동의하거나 최소한 방해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언급하며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향후 국제 시장과 안보 지형은 러시아의 공세 수위와 미국의 중재 역량에 따라 급격히 요동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안전 보장 없는 종전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협상 과정에서의 진통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이번 공습은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다시 자극하며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국제 사회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술에 대응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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