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보수 단일화 파행 속 조전혁 후보 등록 강행, "경선 여론조사 문항 조작" 주장하며 승복 번복

김영 기자
보수 단일화 파행 속 조전혁 후보 등록 강행,
©연합뉴스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했던 조전혁 예비후보가 승복 선언을 하루 만에 뒤집고 독자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조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문항이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방식으로 수정되었다는 점을 절차적 하자로 지목하며 15일 오후 후보 등록을 강행한다. 보수 후보 간의 재분열이 가시화되면서 교육계와 정치권의 시선은 다시 한번 단일화 실패에 따른 선거 공학적 파장에 집중되고 있다.

조전혁 예비후보는 15일 오후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하여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정식 등록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는 전날 보수 진영 단일화 경선 패배를 인정하고 상대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기로 했던 입장을 전면 철회한 결정이다. 보수 진영의 통합이 최종 무산됨에 따라 이번 선거는 다시 한번 다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조 후보는 당초 류수노 예비후보와의 여론조사 경선 결과에 따라 후보 등록을 포기하고 류 후보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전날 밤 류 후보 측이 여론조사 직전에 문항을 무단으로 수정한 사실을 인지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되었다. 조 후보 측은 이를 단일화 합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계약 위반이자 절차적 결함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론조사 문항 수정 의혹은 보수 단일화 경선의 공정성 논란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조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높은 신인 가산점 등 상대측의 무리한 요구를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였으나, 알고 보니 여론조사 문항까지 갑자기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는 단일화 절차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중대한 하자"라고 강조하며 법치와 원칙에 따른 대응을 시사했다.

조 후보의 이번 출마 강행은 과거 두 차례의 선거 패배 경험에서 비롯된 정치적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022년과 2024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으나 보수 진영의 분열 속에 모두 2위로 낙선한 바 있다. 이번 선거 역시 보수 진영 단일화 협의체인 '서울·경기·인천 좋은교육감후보 추대시민회의'에 참여하지 않으며 독자 노선을 걷다가 뒤늦게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시민회의는 윤호상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으나, 조 후보는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출마를 공식화하며 판세에 균열을 냈다. 이후 조 후보는 시민회의 경선에서 탈락한 류수노 후보 및 애초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영배 후보와 별도의 단일화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종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문항 조작 논란이 보수 진영의 2차 단일화마저 파국으로 몰아넣은 모양새다.

교육계 내부에서는 조 후보의 승복 번복이 보수 진영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비판 섞인 전망이 나온다.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독자 출마를 선택하는 행위는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일화 실패가 반복될 경우 정책 대결보다는 후보 간 비방전으로 선거가 흐를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면 조 후보 측은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경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시장 질서와 공정성을 중시하는 보수 가치에 비추어 볼 때, 조작 의혹이 있는 여론조사를 묵인하는 것은 교육 행정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논리다. 조 후보는 이번 등록을 통해 자신의 정당성을 유권자로부터 직접 심판받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있다.

향후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보수 진영의 다자 구도 속에서 표심이 분산되는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윤호상 후보와 류수노 후보, 그리고 독자 출마를 선언한 조전혁 후보 간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질수록 보수 유권자들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일인 6월 3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보수 진영 내의 추가적인 후보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교육감 선거의 고질적인 문제인 단일화 갈등을 다시 한번 노출했다고 분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계 관계자는 "단일화 과정에서의 투명성 결여가 결국 후보 간의 법적,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법치와 원칙을 강조하는 보수 진영 내에서 발생한 이번 경선 불복 사태는 향후 선거 결과뿐만 아니라 보수 교육계의 재편 과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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