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란 핵 보유 불허 및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반대에 전격 합의하며 2박 3일간의 국빈 방문을 마쳤다. 양국 정상은 오는 9월 백악관 재회를 약속하며 소통의 물꼬를 텄으나 대만 문제를 둘러싼 날 선 경고와 입장 차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의 뇌관으로 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오찬 회의를 끝으로 방중 일정을 종료하고 워싱턴 DC로 향하는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방문은 지난 2017년 이후 9년 만에 이루어진 국빈 방문으로 글로벌 패권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양국 정상은 마지막 날까지 티타임과 오찬을 함께하며 고위급 소통 채널의 복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밤 베이징 도착 직후부터 인민대회당 정상회담과 톈탄공원 방문 등 촘촘한 일정을 소화하며 실무 중심의 행보를 보였다. 시 주석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서 두 정상은 약 2시간 반 동안 환담하며 개인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미중 관계의 긴장 완화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백악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회담의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중동 정세와 관련한 양국의 전략적 합의에 있다. 양측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결코 허용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과 통행료 부과 반대 원칙에 합의했다. 이러한 합의는 국제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항행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중대한 외교적 진전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시 주석이 이란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시 주석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행료 징수 행위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회담의 실익을 부각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질서에 중국이 일정 부분 협조하기로 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합의가 글로벌 유가 급등과 물가 상승 압박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이란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양보를 끌어냈다는 점에 주목하며 향후 이행 과정이 국제 정세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신들은 이번 합의가 양국 간의 경제적 실익을 우선시한 보수적 접근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동 정세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 내용보다는 포괄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다는 수준으로 보도하며 미국 측 발표와 온도차를 보였다. 이는 중국이 중동 내 영향력을 유지하면서도 미국과의 전면적인 대립은 피하려는 이중적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매체들은 특히 시 주석이 회담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전달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에 보도의 초점을 맞췄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할 경우 양국이 직접적인 충돌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면전에서 경고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중국 측은 대만이 양국 관계의 가장 민감한 레드라인임을 재확인하며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러한 강경 발언은 안보 현안에 있어서는 타협이 없다는 중국 지도부의 보수적 원칙을 대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으며 백악관 공식 보도자료에서도 관련 언급은 누락되었다. 이는 민감한 안보 쟁점에서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면서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계산된 행보로 해석된다. 실질적인 의견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절제된 대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이 이란 문제 등 일부 현안에 국한된 성과일 뿐 구조적인 미중 갈등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전문가들은 대만과 무역 등 핵심 쟁점에서 명확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만큼 양국 관계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기술 패권과 공급망 재편을 둘러싼 물밑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 24일 시 주석 부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하며 관계 개선의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시 주석이 이 답방 요청에 응할 경우 두 정상은 넉 달 만에 다시 마주 앉아 남은 난제들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이는 정상 간의 직접 소통을 통해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관리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9월 백악관 회담에 이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12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연쇄적으로 재회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고위급 외교 일정은 미중 관계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은 이러한 연쇄 회담이 무역 갈등 해소와 공급망 안정으로 이어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방중은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실무적 성과를 거두는 동시에 최고위급 소통 채널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외교적 의미가 크다.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중 관계의 안정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국익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향후 전개될 백악관 회담과 다자간 정상회의에서 실질적인 갈등 해소의 실마리가 마련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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