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가맹점주 233명이 가맹본부 교촌에프앤비를 상대로 제기한 23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이 본격적인 법리 공방에 돌입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가맹본부가 원·부자재 공급 과정에서 취하는 '차액가맹금'에 대해 점주들과 구체적인 산정 기준 및 방식에 대한 합의가 존재했는지 여부다. 대구지법에서 열린 첫 변론에서 양측은 계약서상 명시 의무와 묵시적 합의의 효력을 놓고 팽팽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대구지법 민사11부(권준범 부장판사)는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통해 양측의 쟁점을 정리했다. 원고인 점주 측은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을 공급하며 유통 차익을 취하면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산정 방식이나 기준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가맹계약의 본질적 사항에 대한 합의가 결여된 부당이득이라는 것이 점주들의 판단이다.
원고 측 대리인은 법정에서 차액가맹금 수령을 위해서는 단순한 인지를 넘어선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계약의 본질적 사항에 해당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원고 측의 핵심 논거다. 이들은 대법원의 한국피자헛 판결을 인용하며, 가맹본부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불투명하게 이익을 취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맹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로열티와 차액가맹금은 법적으로 엄연히 구분되는 별개의 개념으로 정의된다. 점주 측은 교촌 본사가 로열티 합의를 마치 차액가맹금에 대한 합의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계약서 어디에도 차액가맹금의 산정 항목이나 구체적인 요율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반면 피고인 교촌에프앤비 측은 가맹계약 체결 과정에서 마진과 로열티에 관한 충분한 설명과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반박했다. 공급가격 협의 과정에서 차액가맹금의 존재를 전제로 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수행되었으므로, 이는 실질적인 합의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본사 측은 계약서상에 본사가 물품 공급 당사자임을 명시하고 하자담보 책임까지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차별화된 방어 논리로 내세웠다.
피고 측 대리인은 교촌의 사업 구조가 피자헛 사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부각하며 방어권을 행사했다. 2019년부터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내용을 충실히 기재해 왔으며, 신규 가맹점 개설 시에도 해당 내용을 안내했다는 설명이다. "원고 주장대로라면 교촌이 차액가맹금 없이 가맹사업을 운영했다는 것인데 이는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로 보기 어렵다"며 적어도 묵시적 합의는 인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대법원 판례의 엄격한 잣대를 재차 강조하며 본사의 논리를 정면으로 재반박했다. 단순히 차액가맹금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법적 요건을 갖춘 합의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이 요구하는 수준은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방식에 대한 명확한 동의이며, 이를 결여한 채 징수된 금액은 반환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소송은 당초 1인당 100만 원으로 시작되었으나, 소송 과정에서 청구액이 1,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전체 규모가 약 23억 원으로 커졌다. 이는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확산 중인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의 연장선상에 있다. 앞서 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약 210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이후,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를 향한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시장 질서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보수적 관점에서도 이번 재판의 결과는 향후 프랜차이즈 산업의 수익 모델에 중대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가맹본부의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와 가맹점주의 정당한 수익권 보호라는 두 가치가 법정에서 충돌하는 양상이다. 법치주의 원칙에 따른 계약서의 명확한 해석이 향후 가맹사업의 건전성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함에 따라 추가적인 서면 제출을 명령하고 심리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7월 23일 오후 2시로 지정되었으며, 이때 양측의 추가 증거와 상세 논거가 제출될 예정이다. 교촌치킨을 비롯해 bhc, BBQ 등 주요 브랜드들이 유사한 소송에 휘말려 있어 이번 대구지법의 판단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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