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11월경부터 비상계엄 선포를 조직적으로 준비한 사실이 특별검사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은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으로부터 당시 관저 회동에서 계엄 관련 압박성 발언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는 계엄 준비 시점을 기존 판단보다 앞당긴 것으로, 군 조직을 동원한 조직적 헌정 파괴 시도 여부가 수사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종합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준비가 2023년 11월경부터 본격화되었다고 결론 내렸다.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은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정황을 포착했다. 김지미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계엄 선포와 국회 병력 투입의 위법성에 대한 실무자들의 경고가 이미 1년 전부터 존재했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는 계엄 선포가 우발적인 통치 행위가 아닌, 장기간에 걸친 치밀한 사전 기획의 결과물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검팀이 확보한 핵심 증거는 2023년 11월 29일 대통령 관저에서 이루어진 김명수 전 합참의장과의 독대 내용이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의장에게 "내가 시키는 것은 뭐든 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지며 충성심을 확인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이를 군령권을 장악한 합참의장을 포섭하여 비상계엄 수행의 걸림돌을 제거하려 했던 사전 작업으로 규정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인사권 행사를 넘어 군 조직을 사유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의장의 원론적인 답변에 윤 전 대통령이 보인 격한 반응은 이번 수사의 결정적 실마리가 되었다. "정당한 명령이면 따르겠다"는 김 전 의장의 답변에 윤 전 대통령은 격노하며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라는 식의 과격한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이러한 감정적 압박이 군 수뇌부를 심리적으로 굴복시켜 비정상적인 명령 체계에 순응하게 하려는 고도의 압박 수단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진술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의지가 매우 강고했음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이번 수사 결과는 계엄 준비 시점을 2024년 상반기로 추정했던 기존 국군방첩사령부 관계자들의 진술을 뒤집는 성과다. 특검팀은 앞선 수사에서 방첩사 관계자들을 통해 2024년 초부터 계엄 준비 정황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번 조사를 통해 그 시점을 2023년 11월로 수개월 앞당겼다. 계엄 준비 시점이 앞당겨짐에 따라 당시 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과 계엄 모의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추가 수사가 불가피해졌다. 국가 권력이 헌법적 절차를 우회하기 위해 군 조직을 도구화하려 했다는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과거 내란특검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근거로 2023년 10월 이전부터 계엄 모의가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으나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1심 법원은 해당 수첩의 증거 가치를 배척하며 계엄 결심의 외부 표출 시점을 2024년 12월 1일로 한정하여 판시했다. 종합특검은 이번에 확보한 김 전 의장의 구체적인 진술이 법원의 협소한 판단을 뒤집고 내란 혐의의 입증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에 대해 엄격한 증거주의를 바탕으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의지다.
법치주의 관점에서 군의 정치적 중립성은 국가의 존립을 지탱하는 핵심 가치이자 헌법적 명령이다. 익명을 요구한 헌법학 전문가는 "대통령의 통치권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비상사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계엄 준비는 그 자체로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국가 운영의 효율성과 시장 질서의 안정은 투명한 법 집행과 헌정 질서의 확립 위에서만 보장될 수 있다는 논리다. 군 수뇌부에 대한 부당한 압박은 민주적 통제 원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 전 의장의 진술만으로 비상계엄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완성되었다고 단정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피의자 신분인 김 전 의장이 자신의 책임을 경감하기 위해 당시 상황을 과장하거나 방어적으로 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노상원 수첩의 사례처럼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이 재판 과정에서 엄격한 법리적 검증을 통과해야만 유죄의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 기계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검은 진술을 뒷받침할 추가적인 물증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특검팀은 향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및 외환 의혹에 대한 수사망을 더욱 촘촘히 전개할 방침이다. 계엄 준비의 구체성과 실행 의지가 어느 시점에 명확히 형성되었으며, 실제 병력 이동 계획으로 이어졌는지가 향후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배제한 철저한 팩트 중심의 사법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헌정 질서의 수호를 위해 국가 권력의 오남용 여부를 가리는 작업은 멈춤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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