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개발한 차세대 블루수소 생산기술이 ISO 국제표준으로 최종 등록되며 글로벌 수소 시장의 기술적 주도권을 확보했다. 이번 기술은 기존 공정 대비 생산 효율을 10%포인트 이상 높이고 생산 단가는 30%가량 낮추는 혁신적 구조를 갖췄다. 한전은 내년 인천에서 세계 최초 1MW급 상용 시스템 실증을 통해 청정수소 양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국전력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블루수소 기반 청정수소 생산기술’이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공식 표준으로 채택되며 글로벌 기술적 우위를 입증했다. 이번 성과는 한전을 필두로 국내 발전 5사와 민간 기업들이 협력하여 일궈낸 결과로, 수소 경제의 핵심인 가격 경쟁력과 생산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한국의 에너지 기술이 글로벌 시장의 기준(Standard)을 제시하며 향후 전개될 청정수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었다.
이번에 ISO 19870으로 등록된 기술은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는 방법론을 포함한 혁신적 공정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블루수소 생산 방식은 천연가스 개질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별도로 포집하고 분리하는 복잡한 후처리 공정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그러나 한전의 차세대 기술은 이러한 별도의 포집·분리 단계를 생략하거나 획기적으로 단축하여 전체 시스템의 단순화를 구현했다.
공정의 간소화는 즉각적인 생산 효율 향상과 제조 원가 하락이라는 경제적 성과로 직결되는 양상을 보인다. 한전의 분석에 따르면 신기술 적용 시 기존 공법 대비 생산 효율은 10%포인트 이상 개선되며, 최종적인 청정수소 공급 가격은 약 30%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수소 에너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고비용 구조를 타파하고 민간 시장에서의 자생적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는 수치다.
국제표준 등록을 위해 지난 29개월 동안 국제표준화기구 산하 수소기술위원회에서 치열한 검토와 다국적 전문가들의 회의가 진행되었다. 한국 주도의 기술이 '수소 공급망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방법론'의 생산 부문 표준으로 최종 확정된 것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거둔 값진 승리다. 국제 사회가 한국의 산정 방식을 공인함에 따라 향후 수소 수출입 및 탄소 국경세 대응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이번 기술 개발은 공공기관과 민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시너지를 발휘한 대표적인 'K-에너지' 협력 모델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발전 5사가 참여했으며, JNK글로벌과 금양그린파워 같은 민간 전문 기업들이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힘을 보탰다. 산학연의 유기적인 협업은 원천 기술의 확보를 넘어 실제 상용화 단계까지의 시간을 단축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전은 올해 100kW급 파일럿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에는 인천에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실증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인천 실증 단지에는 1MW급 상용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며, 이는 기술의 신뢰성을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실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블루수소 양산 체계를 갖춘 국가로 도약하게 된다.
인천 상용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약 230t 규모의 청정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단순한 수치상의 성과를 넘어 지역 수소 충전소 공급이나 산업용 수요처 확보 등 실질적인 수소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30t의 생산 규모는 초기 상용화 단계에서 기술적 안정성과 경제적 타당성을 동시에 입증할 수 있는 최적의 규모로 설계되었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이번 성과에 대해 기술적 자부심과 미래 비전을 동시에 강조하며 국가적 차원의 기여를 약속했다. 김 사장은 "이번 국제 표준 등록은 한전이 개발한 차세대 청정수소 기술의 우수성을 국제사회로부터 공인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세계 최초 상용급 실증을 통해 청정수소 시장을 선도하고 국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제 표준 등록이 곧바로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 속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표준 선점은 유리한 조건일 뿐, 실제 현장에서의 운영 데이터 축적과 배관망 등 물류 인프라의 확충이 병행되지 않으면 기술의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의 단가 경쟁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한 추가적인 기술 고도화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향후 한전은 이번 국제 표준을 기반으로 글로벌 청정수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관련 기술 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이 국가 경쟁력의 척도가 된 시대에 저비용·고효율 수소 생산 기술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핵심 자산이 될 전망이다. 한전의 행보는 공기업이 주도하는 기술 혁신이 어떻게 국가 경제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정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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