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16개 시도 중 10곳을 확보하며 4년 만에 교육계 주도권을 탈환했다. 서울과 경기 등 주요 수도권을 포함해 강원과 제주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이 진보로 교체됨에 따라 향후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 등 진보적 교육 정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보수 진영은 대구와 경북 등 6개 지역을 수성하는 데 그치며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됐다.
진보 성향 후보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2022년 보수와 진보가 팽팽히 맞섰던 균형을 깨고 확실한 수적 우위를 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 오전 개표 결과 10개 지역에서 진보 진영이 승리했으며 보수 진영은 6개 지역에서 당선을 확정했다. 특히 경기, 제주, 강원 세 지역의 교육 행정 수장 성향이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며 교육 정책의 대대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는 현직인 정근식 후보가 30.3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조전혁 후보를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다. 정 후보의 당선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해온 기초학력증진 및 마음건강 정책은 기존의 기조를 유지하며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교육의 연속성이 확보됨에 따라 기존 진보적 교육 실험들 역시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 지역에서는 5선 국회의원 출신인 안민석 후보가 52.81%를 얻어 현직 보수 성향인 임태희 후보를 꺾는 결과를 냈다. 경기교육감 자리가 4년 만에 다시 진보 진영으로 넘어가면서 국내 최대 학군의 교육 행정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안 후보의 승리는 수도권 교육 정책의 통합적 추진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교육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부산의 김석준 후보는 50.63%의 득표율로 당선되며 전국 최초의 '4선 민선 교육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강원과 제주 역시 기존 보수 성향에서 진보 성향인 강삼영, 고의숙 후보로 각각 교체되며 지역 교육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울산에서는 조용식 후보가, 충남에서는 이병도 후보가 각각 당선되며 진보 진영의 승세를 뒷받침했다.
보수 진영은 대구, 경북, 충북, 세종, 대전, 경남 등 6개 지역에서 승리를 확정하며 전통적인 지지 기반을 확인했다. 대구의 강은희 후보는 3선에 성공하며 보수 교육 가치의 건재함을 증명했다. 세종의 강미애 후보는 36.25%의 득표율로 세종교육청 역사상 첫 여성 교육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경남에서는 보수 성향의 권순기 후보가 막판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38.53%를 기록하며 송영기 후보를 0.4%포인트 차로 제치고 역전승했다. 대전에서도 오석진 후보가 진보 성향 성광진 후보에게 역전극을 펼치며 최종 27.48%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했다. 보수 진영은 경남과 대전에서의 극적인 승리로 교육계 내 최소한의 견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에서도 '현직 프리미엄'은 일정 부분 유효했으나 그 위력은 과거 선거에 비해 다소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출마한 11명의 현직 교육감 중 7명이 생환에 성공했으나, 강원과 경기 등지에서는 현직 보수 교육감이 진보 후보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이는 유권자들이 교육 현장의 안정성보다는 정책적 변화와 쇄신에 더 무게를 둔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교육감 선거가 지나치게 이념 대립 양상으로 흐르며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특정 진영의 독주가 교육 현장의 다양성을 저해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교육 전문가들은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을 치유하고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이라는 본연의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육계의 한 전문가는 "진보 교육감들의 대거 당선으로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 정책이 다시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학력 저하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교육의 질적 향상과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책의 이념성보다는 실무적 효율성과 교육 경쟁력 강화가 향후 4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라는 분석이다.
향후 4년간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두 자릿수 지역을 확보함에 따라 민주시민교육과 교육 복지 정책이 국가 교육 체계 전반에 미칠 영향은 지대할 것으로 보인다. 각 지역 교육청은 당선인들의 공약에 맞춰 조직 개편과 정책 우선순위 재조정에 즉각 착수할 전망이다. 중앙 정부와의 교육 정책 공조 또는 대립 여부가 향후 교육계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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