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송언석 전 원내대표 사퇴 하루 만에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기습적인 일정을 공고하며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김도읍·성일종·정점식 의원의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후보자들은 선거 일정 연기를 공식 요청하며 특정 세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밀실 야합' 의혹을 제기했다. 당 지도부는 상임위 배분 등 원 구성 협상의 시급성을 이유로 오는 9일 투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일정을 급박하게 추진하면서 당 내부의 조직적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송언석 전 원내대표가 임기 종료를 불과 열흘 앞두고 전격 사퇴한 직후, 당 지도부가 단 하루 만에 후임 선출 공고를 낸 것이 화근이 되었다. 당내에서는 이번 속도전이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며 선거 연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 당 대표실 앞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장동혁 대표 명의의 선거일 공고와 후보자 등록 신청 안내를 게시하였다. 공고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7일 오후 5시까지 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이틀 뒤인 9일 오전 10시에 의원총회를 열어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송 전 원내대표의 사퇴가 수리된 직후 전격적으로 결정된 일정으로, 후보자들에게 주어지는 실질적인 선거 운동 기간이 극히 짧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굳히고 기자회견을 마친 예비후보는 4선의 김도읍 의원과 3선의 정점식, 성일종 의원 등 총 3명으로 파악된다. 부산 강서의 김도읍 의원과 충남 서산·태안의 성일종 의원은 일정 공고 직후 송 전 원내대표를 찾아가 공식적으로 일정 조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충분한 검증과 토론 없는 선출 방식이 당의 민주적 절차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였다.
성일종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원내대표 선거 일정을 차주 목요일이나 금요일로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였다. 성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일정을 다음 주 목요일이나 금요일 중으로 연기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명시하며 당의 일방적인 일정 강행에 제동을 걸었다. 김도읍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의 환골탈태를 위한 원내대표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속전속결식 진행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초·재선 의원들이 주축이 된 개혁 성향 모임 '대안과 미래'도 성명서를 발표하며 당 지도부의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이렇게 원내대표를 선출해선 특정 세력이 특정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밀실에서 야합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였다. 의원들의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에서도 신성범, 조은희, 김미애 의원 등이 투표 일정 연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잇달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일정이 친윤석열계의 주도권 유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송언석의 사퇴 이유는 뻔하다"며 "한동훈 등장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동요하기 전에 빨리 원내대표 선거를 치러 친윤 주도권을 이어가자는 계산"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는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려 원내 사령탑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계파 간 수 싸움이 치열함을 시사한다.
반면 사퇴한 송언석 전 원내대표는 당의 효율성과 원 구성 협상의 시급성을 들어 일정 강행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송 전 원내대표는 의원 단체 대화방을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하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의 상임위 배분 문제 등 산적한 이슈를 언급하며 조속한 선출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그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7일 국회에서 후보 3인과 직접 만나 이러한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행정적 절차의 엄격성을 강조하며 일정 변경에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오늘 선관위 공고가 이뤄졌기 때문에 그 공고문을 수정하거나 연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선거관리위원회 의결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그는 현재까지 선관위 차원에서 일정을 재논의하거나 연기하기로 결정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하며 기존 공고대로 선거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하였다.
일각에서는 당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지도부의 결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나 이는 소수 의견에 그치고 있다. 당의 기계적 중립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이번 과정이 법치와 당헌·당규의 정신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 질서와 원칙을 중시하는 당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절차적 정당성 확보는 향후 원내 사령탑의 리더십 확보와도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7일 예정된 송 전 원내대표와 후보자들 간의 면담 결과에 따라 분수령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을 경우 선거관리위원회의 재소집과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으나 지도부의 강행 의지 또한 완고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참패 이후 진정한 혁신을 이뤄낼지, 아니면 계파 간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내홍을 겪을지는 이번 원내대표 선출 과정의 투명성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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