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SK와 삼성전자, 앰코가 총 896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시설과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정부는 인프라와 제도적 지원을 통해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정부가 전날 공개한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중심의 '3대 메가프로젝트' 전략의 후속 조치로, 서남권을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청사진을 담았다.
▲ SK·삼성 중심 반도체·AI 투자 집중
이번 투자 계획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SK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이다.
SK는 약 470조원을 투자해 서남권에 반도체 메모리 메인 팹 2기와 1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호남권에 425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메모리 팹 2기와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는 반도체 메모리 생산시설 건설에만 약 800조원을 투자하며,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센터 구축 등에 추가로 95조원을 투입한다.
앰코 역시 1조원을 투자해 광주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증설하기로 하면서 서남권 반도체 후공정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 정부, 용수·전력·산단 조성 전폭 지원
정부는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에 맞춰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기반시설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댐과 하수 재이용수를 활용한 안정적인 용수 공급체계를 마련하고, 반도체 공장 운영에 필요한 발전설비와 송전망도 신속하게 구축하기로 했다.
산업단지 조성 기간도 현재보다 절반 수준인 5년 이내로 단축해 기업들의 투자 일정에 맞춘 신속한 입지 공급을 추진한다.
또 남부권 반도체 공대 등을 중심으로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반도체특별법에 따라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반도체 특별위원회와 반도체 혁신성장지원단도 설치할 예정이다.

서남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MOU(Photo : [연합뉴스 제공])
▲ 메가특구 지정으로 규제 완화 추진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메가특구법 제정에 맞춰 서남권에 최소 1곳 이상의 메가특구를 지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 비용을 최대 100%까지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기업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지역별 차등세제를 도입해 지방 투자와 정주 여건 개선을 동시에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대규모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기술 실증 기능이 결합된 '기업형 첨단도시' 선도모델도 서남권에 조성하기로 했다.
전남대 캠퍼스혁신파크와 광주 도심융합특구,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을 연계한 산학연 혁신허브를 구축하고, 교통·주거·교육·여가 등 정주 환경도 함께 개선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앰코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서남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기업들은 서남권 첨단산업 투자를 본격 추진하고, 관계 부처는 산업 생태계 조성과 기반시설 구축을 적극 지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