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을 가로 지르는 경부고속도로 위에 국내 최초의 대규모 덮개공원이 조성된다.
서울 서초구는 지난해 8월 경부고속도로 서초 구간 상부에 데크형태의 대규모 생태문화 덮개공원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경부고속도로 서초 경유 반포나들목에서 서초1교 구간에 걸쳐 조성되는 고속도로 덮개공원에는 새로운 개념의 웰빙, 편의, 휴게, 공공, 생태 문화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한편 시의 지원 문제로 힘겹게 출발한 이 사업은 최근 안전사고 발생 위험 등의 이유로 다시 한 번 힘겨운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
◇ 서울시의 외면? 힘겨운 출발
지난 2007년 2월 12일 서초구는 그동안 야심차게 준비해온 덮개공원 사업을 서울시장에게 시의 비용지원을 건의하면서 이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곧바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고, 만약 재정지원을 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협조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동안 조용하던 서울시는 지난해 8월 민자유치 방안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며 그 해 11월 본격적으로 덮개공원의 추진을 협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초구는 이미 2007년부터 지금까지 경부고속도로 구간 상부에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1,200억 원을 쏟아 부으며, 고속도로 위를 공원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체육시설과 분수대 등을 갖춘 이곳은 고속도로로 분단된 서초구의 주민들을 하나로 잇고 도시공원을 제공한다는 서초구의 뜻이 담겨있다.
◇ 덮개공원 어떻게 만들어지나
경부고속도로 위 덮개공원은 오는 2012년 신개념의 데크공원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총 1,800억 원의 예산이 민간투자방식으로 투입되며, 폭 31~45m, 길이 440m, 면적 43,000㎡규모로 서초구에서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에 형성된다.
특히 이 지역은 최근 고층의 주상복합단지가 형성되면서 녹지공간이 절실히 요구되는 지역이다. 해당 구간의 양쪽 아파트는 고속도로와 주변 도로로 소음(주간 70㏈, 야간 75㏈)과 분진의 피해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68년 경부고속도로의 건설 이후 도시의 성장과 함께 40여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교통체증, 소음, 분진, 공해 등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덮개공원이 조성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녹지공간의 확보, 선진 도시로의 부상, 지역 커뮤니티 회복, 도시민들의 건강한 문화 휴식과 편익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43,000㎡의 면적에는 덮개(데크)공원 상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게 되는데 물·숲·체육·문화 등의 테마를 설정하여 각 구역별로 특색 있는 건강·휴식·여가환경의 명소로 탈바꿈된다.
덮개공원이 조성되는 반경 2Km 이내에는 삼성 래미안, 삼호가든, 롯데캐슬클래식, 진흥아파트 등 7만여가구가 인접해 있고 강남역으로부터도 600m 정도로 10분이내 가까운 거리에 근접해 있어 앞으로 강남역 일대의 새로운 생활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덮개공원에는 ▲문주제공원 ▲숨주제공원 ▲체육주제공원 ▲문화주제공원 ▲독서벤치 ▲조각공원 ▲커뮤니티플라자 등 만남과 쉼터가 있는 테마정원이 조성된다.
또 지하공간에는 민간투자 사업체가 운영하는 체육센터, 건강검진 클리닉, 대형마트, 맞춤형식당 등 각종 편의, 판매시설과 함께 경로당, 행정, 문화센터와 같은 웰빙, 편의, 휴게, 공공, 문화시설 등의 다양한 생활편익 지역커뮤니티 공간도 조성된다.
특히, 현재 주민들의 이용이 저조한 인근 명달공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하공간에 다양한 판매시설 및 생활편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추진된다.
사업지역내 5,466㎡의 명달공원 부지에는 지하3층, 지상3층 연면적 38,000㎡(약 11,500평) 규모의 건물이 들어서고 경부고속도로 가변 시설녹지 등의 지하공간에는 대규모 주차장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건설 방법은 도심 고속화도로 데크공원화사업은 경부고속도로를 횡단하여 덮개를 씌우는 사업으로 안전하고 튼튼한 공법으로 추진된다.
구조물 건설은 도로 양측의 벽체에 철구조물을 올려 고정시키는 합성형 라멘교를 적용 고속도로를 횡단 시공하게 된다. 또한 고속도로 이용자를 위해 중앙부의 기둥을 없애 개방감을 확보하고 벽체를 통해서는 자연채광을 끌어들이는 한편 내부높이를 5.5m이상으로 조성하여 시원하고 쾌적한 느낌이 들도록 조성된다.(참고 남산1호터널 4.5m, 남산3호터널 4.7m)
이밖에 고속도로의 횡단 여건과 차량의 안전성이 고려된 구조물의 시공방식이 도입되고 통행차량의 차선 통제 및 축소를 방지하기 위해 덮개구조물의 내공을 충분히 확보하여 원활한 교통소통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추진일정은 2009년 하반기에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으로 3년 정도의 공사기간을 거쳐 오는 2012년 10월경에 완공되면 국내 최초로 도심 고속도로 상부에 데크(덮개)공원이 선보이게 된다.
◇ 종합적 재검토 필요… 덮개공원 무산?
계획이 한창 진행되던 중 지난 달 20일 한국도로공사는 경부고속도로 서초 1교~반포나들목 구간은 평소 지정체가 반복되는 구간이므로 도로이용자의 교통 불편과 안전 및 사고 발생 시 방재측면 등에 대한 종합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문제해결이 되지 않고 정확한 계획안 없이 덮개공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긍정적 검토만 이루어 졌을 뿐 사업 추진에 대한 정확한 지원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부고속도로의 터널예정구간의 1일 평균 교통량은 10만대 이상으로 터널설치 시 교통체증은 심각해 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추가로 버스전용차로제 시행으로 반포나들목에 근접한 터널 내부에서 차선변경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의 갑작스런 입장 돌변으로 서초구의 야심작인 경부고속도로 덮개 공원이 다시 한 번 힘겨운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
서초구 관계자는 “덮개공원 사업 추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서울시를 설득할 것이다”고 말하며 야심찬 계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년간 1,200여억 원을 들여 고속도로 위를 공원으로 조성하려던 계획이 정상을 눈앞에 두고 서울시 벽에 부딪혀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