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새누리당 총선공약개발단에서 검토 중인 '전월세 상한제'에 대해 "전월세 상한제는 전면적 또는 일부 시행에 대해서도 부작용이 더 크다고 본다"며 종전 국토부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터키 등 중동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권 장관은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당에서 검토 중인 총선 공약에 대해 정부와 정식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10월 이후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학군수요와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 감소와 다세대·도시형 생활주택 증가 등 수급에 의한 것이지 전월세 상한제 덕분이 아니다"며 "상한제를 시행한다면 전세공급을 지연시키고, 이로 인해 서민과 세입자들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여당이 검토 중인 보금자리주택 임대 전환 등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장관은 "보금자리주택을 임대 위주로 하는 것은 과거 국민임대주택으로 회귀하자는 것인데 국민임대지구는 지자체와 지역 주민 반대 등으로 주택 공급은 못하고 부작용이 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그러한 부작용과 LH 재무부담, 정책의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강남 3구를 투기지역에 묶어둘 필요가 없는데도 유지하는 이유는 가계부채, 주택시장 여건 등을 고려한 때문"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계속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뉴타운·재건축 정책과 관련해서는 "너무 시장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면서 "실무적 협의와 회의를 통해 그렇게 되지 않도록 조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생명의강연구단이 공개한 경남 창녕함안보 세굴현상(강바닥이 파이는 것)에 대해서는 "설계나 공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문제는 맞다"면서도 "보와 세굴지점은 117m가 떨어져 있고 보는 암반에 기초를 두고 있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를 진행하면서 전체 보에서 물을 월류시키지 못하고 (고정보를 제외한) 가동보에서만 물을 흘려보내면서 세굴현상이 나타났다"며 "세굴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중동 방문에 대해서는 "제2의 중동건설 붐을 만들어 낼 절호의 기회였고, 성과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작년 중동 재스민 혁명으로 산유국들의 주택·병원·인프라 확충 등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로 인해 우리의 투자여력도 높아졌다"며 "우리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수주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서 터키는 원전, 카타르는 700억달러로 추산되는 2020년 월드컵 관련 공사에 대해 우리측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 상태이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주택 50만호 건설 사업에 대해 우리 정부와 건설사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권 장관은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는 우리 기업과 함께 `제3국의 BOT(Build-Operate-Transfer·수익형 민간투자사업)'에 함께 진출하자'는 논의도 활발하게 오갔다"며 "이들 국가의 국부펀드와 우리의 기술을 접목한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동 건설시장은 현재 1만6천여명에 달하는 우리 해외건설 인력 수출을 확대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우리 건설사와 함께 수주 확대를 위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