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작년보다 7.8% 줄어든 6300억달러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 급감과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 부진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내년에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모두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0일 '2023년 수출입 평가 및 2024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수출은 6천300억달러로 작년 대비 7.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은 6천450억달러로 11.8% 감소해 한국의 올해 무역수지는 150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세계 경제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반도체 등 주요 업계의 부진과 IT 수요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요인이 겹치면서 수출이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반도체 수출 급감과 중국에 대한 수출 부진이 겹치면서 수출이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올해 한국의 13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를 비롯한 8개 품목이 작년보다 수출이 감소하고, 자동차 등 5개 품목은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수출은 작년보다 24.4%, 컴퓨터는 50.5%, 석유제품은 16.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석유화학(-16.0%), 디스플레이(-10.0%), 섬유류(-9.8%), 무선통신기기(-9.6%), 철강(-7.1%) 등도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자동차 수출이 27.4% 증가하는 것을 비롯해 선박(16.1%), 일반기계(3.3%), 자동차부품(0.4%), 가전(0.3%) 등 품목은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내년 한국의 수출은 올해 대비 7.9% 증가한 6천8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은 3.3% 증가한 6천660억달러로, 내년 무역수지는 140억달러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 회복으로 반도체 등 IT 제품이 전체 수출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입은 원유 등 에너지 수입 단가 상승으로 소폭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 성장세를 하회하면서 무역수지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품목별로는 한국의 13대 주력 품목 수출이 모두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는 메모리 단가 회복과 수급 개선, 차세대 반도체의 공급 역량 확대 등 영향으로 올해보다 수출이 21.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는 PC, 노트북 등 전방 IT 기기 수요 회복과 단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45.6%의 수출 증가율이 예상된다.
자동차 수출은 반도체 공급난으로 이연된 물량이 올해 대부분 해소돼 내년 신규 수요가 제한적이지만, 전기차 수출 비중이 늘면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내년에도 국제 유가가 소폭 상승하면서 석유화학(5.6%), 석유제품(0.4%) 등의 수출이 증가하고, 철강(7.8%)과 일반기계(2.3%)도 글로벌 수요 회복에 힘입어 수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과 정보통신기술(ICT) 수요 감소가 올해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짚으면서도 어려운 대외 환경 속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등 전기 동력화 품목의 수출은 지난달 기준으로 작년보다 34.9% 증가하는 등 신수출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구자열 무역협회장은 "미중 문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 신흥자원국과 선진국과의 문제 등 통상이 굉장히 어렵다"면서 "60년 활동한 무역협회가 열심히 연구해 한국 무역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