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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발 인플레이션 공포에 뉴욕증시 급락 국채 수익률 4.58퍼센트 돌파

재경 외신부 기자
이란발 인플레이션 공포에 뉴욕증시 급락 국채 수익률 4.58퍼센트 돌파
©연합뉴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우려와 글로벌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세에 직면하며 일제히 하락세로 출발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25년 5월 이후 최고치인 4.58%를 넘어서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80% 급락하는 등 시장의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이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지정학적 해법 도출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4달러선을 돌파하며 하방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주요 지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 경제의 가격 지표로 전이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15일 오전 10시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6.16포인트 하락한 49,637.30을 기록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각각 1.21%와 1.80%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시화되면서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된 것이 투자심리 위축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시장의 공포는 이번 주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의 예상치를 대폭 상회하면서 본격적으로 증폭됐다. 투자자들은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란 전쟁이라는 대외 변수까지 겹치자 금리 인하 기대감을 완전히 접고 오히려 추가 인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의 물가 데이터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긴축 기조를 장기화할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뒷받침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한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은 점은 시장에 커다란 실망감을 안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관련해 중국 측에 어떠한 협조도 구하지 않았다고 단언하며 독자 노선을 분명히 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상 간의 이틀에 걸친 논의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실질적인 합의는 도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 시장의 변동성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트리거가 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은 올해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확률을 지난주 13.6%에서 38%로 상향 조정하여 반영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58%를 돌파한 것은 고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훨씬 길고 가파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채권 투자자들의 경고로 풀이된다.

UBS 글로벌에셋매니지먼트의 키란 가네시 멀티에셋 전략가는 "시장은 최근 발표된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견조한 경제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네시 전략가는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리스크를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 역시 글로벌 채권 수익률의 급등이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으로부터 자금 유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술주 부문은 금리 상승에 따른 미래 수익 가치 할인과 지정학적 규제 리스크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하락을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가 미·중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수출 통제가 주요 의제가 아니었다고 언급하자 주가가 4.29% 하락했다. 이는 인공지능 산업을 둘러싼 규제 불확실성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비관론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원자재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종목들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공급망 차질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프리포트 맥모란은 구리 가격 하락의 여파로 6.24% 급락하며 소재 업종의 약세를 이끌었다. 반면 의료기기업체 덱스콤은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 인베스트먼트와의 협력을 통한 이사회 개편 소식에 5.79% 상승하며 하락장 속에서도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에너지와 금융 업종은 인플레이션 수혜 기대감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으나 전체 지수의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로 인해 전장 대비 2.89% 오른 배럴당 104.09달러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였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기초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 소비 위축과 기업 이익 감소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뉴욕발 인플레이션 충격과 국채 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며 글로벌 자산 시장의 동조화를 보였다. 유로스톡스50 지수가 1.99% 하락한 가운데 독일 DAX 지수와 영국 FTSE100 지수도 각각 2%와 1.7%대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 시장 역시 중동발 에너지 쇼크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글로벌 금리 상승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매도세가 단기적인 지정학적 공포와 금리 급등에 따른 과잉 반응일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경제 기초 체력이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수치가 일시적으로 튀어 올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비판적 시각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수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반의 흐름은 안전 자산 선호와 현금 확보 전략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향후 금융 시장은 이란 전쟁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국제 유가의 추이에 따라 변동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에너지 가격발 2차 인플레이션 쇼크가 세계 경제를 강타할 위험이 크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발언과 향후 발표될 고용 지표를 통해 통화 정책의 향방을 가늠하며 극도의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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