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서수마트라주 시준중 지역의 무허가 금광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광부 9명이 숨지며 자원 부국의 고질적인 안전 관리 부실 문제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현지 경찰 당국에 따르면 불법 채굴 현장 인근 절벽이 붕괴하며 작업 인원 대다수가 매몰되었으며, 이는 국가 차원의 자원 관리망 부재를 드러낸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인도네시아 서수마트라주의 불법 금 채굴 현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는 무분별한 자원 약탈과 환경 파괴가 빚어낸 인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현지 시각 14일 밤 시준중 지역의 무허가 금광 절벽이 무너지며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광부 12명 중 9명이 현장에서 매몰되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나머지 3명은 붕괴 직전 현장을 벗어나 목숨을 건졌으나 현장의 안전 수칙은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강력한 규제 의지에도 불구하고 음성적으로 확산하는 불법 채굴 생태계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서수마트라주 경찰의 수스멜라와티 로샤 대변인은 사망자들의 신원 확인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으며 사고가 발생한 광산을 즉각 폐쇄 조치하고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수습된 희생자들의 시신은 유족과 현지 주민들에 의해 매장되었으며 지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진 상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적인 광물 자원 부국으로 꼽히지만 채굴 면허가 없는 무허가 광산이나 폐쇄된 광산에서의 불법 채굴 활동이 끊이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분석에 의하면 이러한 불법 채굴은 공식적인 경제 통계에 잡히지 않으면서도 현지 주민들의 생계 수단으로 자리 잡아 정부의 단속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특히 규제를 우회한 무분별한 산림 개발과 불법 벌채는 지반 약화를 초래하여 우기철마다 대형 산사태의 원인이 되고 있다.
기상 조건의 악화와 지형적 불안정성은 광부들의 생존권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우기에 접어들며 강수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불법 채굴로 인해 약해진 지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5월 뉴기니섬 서파푸아주 아르팍 산악지대 소규모 광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2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건 역시 이번 사고와 판박이 구조를 띠고 있다.
과거의 비극적인 데이터는 인도네시아 광산 안전 관리의 실패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입증한다. 2024년 7월 술라웨시섬 북부 고론탈로주 보네 볼랑고군의 불법 금광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하여 최소 23명이 목숨을 잃는 참변이 있었다. 현지 환경단체인 WALHI의 집계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서수마트라주 한 곳에서만 무허가 금광 관련 사고로 최소 48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및 시민사회 단체들은 정부의 직무 유기와 시스템 부재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WALHI 관계자는 "이번 시준중 지역의 사고는 환경을 파괴하고 생명을 앗아가는 불법 채굴 행위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데 국가가 실패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단순한 단속을 넘어 불법 채굴에 가담할 수밖에 없는 지역 경제 구조의 개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찰 당국과 정부 기관은 불법 채굴 근절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책임론에 선을 긋고 있다. 경찰은 지역별로 대규모 단속 반을 편성하여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있으며 채굴의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 캠페인을 병행하여 불법 활동을 뿌리 뽑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광활한 영토와 복잡한 지형 탓에 모든 불법 현장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기에는 행정력이 역부족이라는 현실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파이낸셜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이러한 광산 사고는 글로벌 광물 공급망의 윤리적 측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불법적으로 채굴된 금이 시장에 유통될 경우 국가 신인도 하락은 물론 합법적인 광산 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엄격한 법 집행과 더불어 채굴업의 제도권 편입을 유도하는 정책적 유인책이 병행되지 않는 한 이러한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향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서수마트라주 전역의 무허가 광산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기습적인 폭우가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광산 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불법 채굴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원 개발의 이익이 국민의 생명권보다 우선시될 수 없다는 시장 질서의 기본 원칙을 재확립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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