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소문 고가 붕괴 참사 시공사 관계자 4명 입건... 경찰 "정치적 고려 없는 엄정 수사"

정휘 기자
서소문 고가 붕괴 참사 시공사 관계자 4명 입건... 경찰
©연합뉴스

 

경찰이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중 발생한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 관계자 4명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시공사인 '흥화'의 현장 소장과 안전 관리 책임자 등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이번 수사가 선거 개입이라는 정치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중대 사안인 만큼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경찰청은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의 붕괴 사고와 관련하여 시공사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입건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공사 '흥화' 소속의 현장 소장과 안전 관리 책임자 등 4명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었다. 이번 조치는 국민의 생명이 희생된 중대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겠다는 사법 당국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정례 간담회를 통해 현장 감식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정밀하게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철거 공사 과정에서 필수적인 안전 수칙이 제대로 준수되었는지와 시공사의 관리 감독 소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과실 유무를 입증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등 과학 수사 기법이 동원되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현장 실수가 아닌 공사 과정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가 붕괴가 발생하기 불과 1분 전까지 열차 운행 차단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안전 관리 체계의 심각한 결함을 시사한다. 비록 추가적인 열차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경찰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미비점을 전수 조사할 계획이다.

수사의 칼날은 시공사를 넘어 인허가 및 관리 책임이 있는 서울시 관계자들에게로 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서울시 관계자들은 참고인 신분이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청장은 "수사 경과를 봐야 한다"며 서울시로의 수사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수사팀은 현장에서 확보한 설계 도면과 작업 일지 등을 토대로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국민 생명이 희생된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겠다"며 "관련 자료를 분석한 뒤 필요한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고의 파급력을 고려할 때 타협 없는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로 해석된다.

수사 시점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에 대해 경찰은 수사의 순수성을 강조하며 논란 차단에 나섰다.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에 이루어진 압수수색이 선거 개입이라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 경찰은 수사상의 필요성에 따른 결정임을 분명히 했다. 박 청장은 "다른 고려 없이 순수하게 수사 측면에서 압수수색을 했다"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경찰은 초기 증거 확보가 수사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라는 점을 압수수색의 정당성 근거로 제시했다.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수사 일정을 늦추는 것은 오히려 부실 수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박 청장은 "최대한 빠르게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하는 게 수사 성패를 가르는 요소"라며 당시 집행의 시급성을 재차 확인했다.

앞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경찰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등을 압수수색하자 이를 노골적인 선거 공작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오 후보 측은 수사기관을 동원한 압박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는 수사의 정당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여야 간의 첨예한 갈등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의 시점을 두고 공정성 훼손 가능성을 제기하며 수사기관의 행보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야권은 사전투표 당일 수사가 진행된 점이 유권자의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계적 중립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인명 사고 수사에서 정치적 일정은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고 여파로 차질을 빚었던 교통망은 점진적으로 정상화 궤도에 진입하고 있으나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지난달 30일 경의선 열차 운행이 재개되며 물류와 통근 불편은 해소되었으나 붕괴 사고의 트라우마는 지역 사회에 깊게 남았다. 경찰은 시민 안전과 직결된 공공 시설물 사고인 만큼 수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사회적 불안을 해소할 방침이다.

향후 수사는 입건된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와 추가 증거 분석을 통해 혐의를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경찰은 사고 현장의 구조적 결함이 확인될 경우 시공사 법인과 관련 책임자들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법치와 원칙에 입각한 수사가 건설 현장의 안전 불감증을 타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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