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19년 된 한-아세안 FTA 전면 개편... 서울서 디지털·핵심광물 공급망 1차 협상 개시

정휘 기자
기사 이미지

한국과 아세안이 2007년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을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에 맞춰 고도화하기 위한 공식 협상 체계에 돌입한다. 이번 1차 협상은 디지털과 핵심광물, 공급망 등 우리 산업의 미래 사활이 걸린 13개 분야를 중심으로 서울에서 진행한다.

정부가 지난 2007년 발효 이후 장기간 변화를 겪지 않은 한국-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을 최신 통상 질서에 맞춰 전면 개편하기 위한 대규모 공식 협상을 시작한다. 이번 제1차 공식 협상은 6월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에서 개최하며, 글로벌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여 기존 협정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목적을 둔다. 한국 측은 박근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정정책관이, 아세안 측은 알파나 로이 싱가포르 무역산업부 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하여 협상을 주도한다.

양측 수석대표는 이번 서울 협상을 통해 디지털 통상과 핵심광물 공급망 등 우리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의제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이번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분야는 디지털, 핵심광물, 공급망을 포함하여 총 13개 세부 영역에 달한다. 이는 과거 상품과 서비스의 관세 인하에 집중했던 전통적 FTA의 틀을 넘어선 것으로, 자원 안보와 첨단 기술 협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 10월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개선 협상 개시에 합의한 이후 추진되는 실질적인 첫 번째 본협상 단계다. 양측은 올해 4월 제1차 공동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작업계획을 확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속도감 있는 협상 전개를 약속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아세안 지역과의 경제 협력 수준을 단순 교역 이상으로 격상시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견고한 토대를 마련할 방침이다.

협상 기간 중에는 제2차 한-아세안 FTA 공동위원회도 병행 개최하여 각 분과별로 도출된 진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한다. 공동위원회는 협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핵심 쟁점들을 조율하고 전체적인 협상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의견 차이가 큰 민감 품목이나 규범 분야에 대해서는 공동위 차원의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절충안을 모색하며 협상 동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박근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정정책관은 "이번 1차 협상으로 한-아세안 FTA 개선 협상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정책관은 "디지털, 핵심광물, 공급망 등 우리 기업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정부는 아세안 측 수석대표인 알파나 로이 국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상호 호혜적인 결과 도출에 주력할 예정이다.

다만 아세안 10개국의 경제 발전 단계와 이해관계가 제각각이라는 점은 협상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국가별로 디지털 통상 수용 역량이나 자원 보호 정책의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상이한 법적 체계와 시장 환경을 고려한 정교한 협상 전략이 수반되어야 기계적 합의 이상의 실익을 거둘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이번 1차 협상을 시작으로 아세안과의 통상 관계를 현대화하여 동남아시아 시장 내 우리 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전망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와 디지털 경제 선점은 국가 경제 안보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FTA 개선 협상은 단순한 교역 증진을 넘어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 연대를 강화하고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년#한-아세안#FTA#전면#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