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닷새간의 대장정을 마친 2026 서울국제도서전이 주최 측 추산 15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으나, 2030 여성들이 이끈 '텍스트힙' 열풍 속에서 굿즈가 책보다 먼저 품절되는 진풍경이 연출돼 출판계는 환호와 함께 독자층 확장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번 도서전은 젊은 세대가 '취향과 경험'을 찾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을 반영하며 오프라인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림책 출판사 윤에디션 김윤정 대표는 「어디를 놀러 가도 2만원을 넘게 써야 하는데 (성인 일반 티켓 1만2천원이라는) 이 금액에 볼 것도 많고 굿즈를 사는 재미도 있다는 것」이라고 아들의 말을 인용하며 젊은 층의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교보문고 박정남 팀장 또한 「젊은 세대가 자신의 취향을 탐색하고 경험하는 장으로 도서전을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교보문고 부스 내 책갈피 체험존에서는 2004년, 2005년에 발행된 책갈피가 가장 먼저 소진되는 등 특정 연도에 대한 젊은 세대의 호기심과 수집욕이 두드러졌다.
체육관, 수영장, 세탁소 등 이색 콘셉트의 부스와 함께 출판사들이 내놓은 도서전 한정판 굿즈들은 관람객들을 끌어모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NS에서는 '굿즈 오픈런' 후기가 잇따르며 인기 제품의 품절 소식이 실시간으로 공유될 정도로 굿즈 열풍은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 이면에는 책을 보러 온 관람객들이 오히려 불편을 겪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소규모 출판사 연필과 머그의 정성희 에디터는 「책을 차분하게 보기 어렵고 굿즈 오픈런을 한다는 방향으로 가는 면이 있어서 책을 보러 오신 분은 불편하셨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출판사 돌베개의 고운성 부장 역시 굿즈에 쏠린 관심이 과연 독자층 확장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굿즈를 통해 새로운 독자들이 도서전에 유입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윤에디션 김윤정 대표는 「굿즈가 책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젊은 세대가 책과 더욱 친숙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하지만 SNS에는 인파로 인한 극심한 혼잡함과 티켓 대기 시간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후기 또한 적지 않았다. 이번 도서전의 양적 성장이 장기적인 질적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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