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도체·LCD 산업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은 물론, 현지기업 활용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협적으로 성장하는 위협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IT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차별적인 기술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현지 수요기업과의 시너지 경쟁력 모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중국 반도체·LCD 산업의 부상과 대응'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 중국 IT 기업의 성장으로 IT 시장의 구조가 보완관계에서 경쟁관계로 바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정부 당국의 장기적이고 공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대의 IT생산국이자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요시장으로 양과 질 모두에서 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은 2006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IT생산국으로 부상했으며, 2008년에는 전 세계 IT생산의 21%를 차지했다. IT수요는 2008년 기준으로 2천690억 달러에 달해 세계시장의 16%를 차지했다.
▲ 지역별 반도체 수요시장 규모 추이 (제공=삼성경제연구소) |
특히 중국의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08년 세계 반도체 수요의 37%인 920억 달러를 차지하고, 중국 내 LCD TV수요가 2009년에는 2천600만 대로 증가함에 따라 세계시장의 19%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 중국정부의 지원정책과 글로벌 기업과 중국기업의 협력과 경쟁이 중국 IT 발전의 원동력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세제혜택, 투자확대 등 의 지원을 하면서 파운드리, 설계전문, LCD 패널 등 폭 넓은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중국기업이 성장하고 있다. 또한 중국정부의 투자유치와 중국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의 진출확대로 중국은 세계 반도체·LCD 경쟁 및 성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1990년대 들어 중국 정부는 '반도체산업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국가발전5개년 계획에 반도체산업 육성 대책을 포함시켰다. 지난 2000년에는 반도체산업만을 지원하는 'IC산업발전 장려책'을 별도로 수립했고, 2009년 초 금융위기 당시에는 내수촉진 정책을 채택했다.
또한 최근 TV와 LCD 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중국 정부는 2009년 초 경제위기 속에서 기술개발 및 내수확대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전자정보산업 진흥계획'을 발표,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에 3년간 약 1천억 위안(약 17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중국시장에 대응하고 중국정부의 세제혜택을 활용하려는 목적에서 D램, 칩셋, 300mm 팹 등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인텔, 일본의 NEC 등의 종합반도체 기업과 대만의 TSMC 등의 파운드리 기업이 합작·투자의 형태로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LCD 산업의 경우 중국 내 모듈생산을 위해 LG디스플레이-TPV, AUO-창홍 등 글로벌-중국 기업 간 합작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 일본, 대만의 LCD 기업은 급성장하는 중국시장을 확보하고 사업모델 다양화 등 변화에 대응하고자 중국에 최신 LCD 라인을 건설하고, 중국 모듈 및 TV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정동영 수석연구원은 "이처럼 중국 IT기업이 성장과 경쟁력 향상을 거듭하면서, 기존의 한국 등의 첨단 제품과 중국의 보급형 제품의 보완관계로 구성됐던 IT시장이 경쟁 관계로 변화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 경쟁과 협력으로 중국 IT 시장에 대응
보고서는 세계 반도체·LCD 산업에서 중국의 부상은 새로운 수요창출의 기회이자 경쟁구도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위협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기업이 반도체 설계-칩제조 영역에서도 성장하고 있고, 기존기업을 인수해 종합반도체 분야에 진입할 경우 중국은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중저가 LCD 패널의 상당부분을 중국 LCD 패널 산업이 차지할 경우 한국-대만-일본의 경쟁구도에 중국이 가세할 수도 있다.
이에 삼성경제 연구소는 차별적인 기술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현지 수요기업과의 시너지 경쟁력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쟁기업 보다 우위에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중국진출을 추진하되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핵심기술의 블랙박스화, 종업원에 의한 유출 방지, 지적재산 관리 강화 등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협력의 경우 중국기업과 글로벌 공동진출 모색 등 '경쟁과 협력'(Co-opetition)을 동시에 추구하고, 중국 TV 기업과 공동으로 신흥시장에 라인 투자를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공동 투자는 국내 패널기업과 공급관계가 있는 국내 LCD 장비 및 부품업계의 사업기회 창출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신흥시장 진출 시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중국시장이 직면한 '중간층 팽창'에 따른 제품 저가화 과제는 앞으로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의 사업전개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 밖에 보고서는 중국 IT기업의 파워가 증대 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중국시장의 특수성 및 소비 니즈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 및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정부는 차세대 IT산업의 비전과 실행계획을 제시하고 중국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내 업계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