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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긴장 속 한국 선박 피격 책임 회피하며 미·이스라엘 배후 지목

이겨례 기자
이란 호르무즈 해협 긴장 속 한국 선박 피격 책임 회피하며 미·이스라엘 배후 지목
©연합뉴스

 

한국 국적 선박 HMM 나무호의 피격 사건을 두고 한·이란 외교 수장이 긴급 통화했으나 이란 측은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며 중동 불안의 책임을 미국과 이스라엘로 돌렸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사건의 사실관계 규명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이란은 이를 무시한 채 서방의 침략 행위만을 비난하며 해상 물류 공급망의 불안정성을 고조시켰다. 이번 사태는 에너지 안보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이 지정학적 갈등의 직접적인 타깃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엄중한 신호다.

한국 선박 HMM 나무호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된 사건과 관련하여 한·이란 외교 장관이 직접 소통에 나섰으나 양국의 시각차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7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최근 발생한 선박 피격 사건에 대해 정부 차원의 추가 조사가 진행 중임을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이란 측에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며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이란 외무부는 한국 측의 구체적인 해명 요구에도 불구하고 HMM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아라그치 장관은 통화 이후 공식 채널을 통해 중동 지역에 강요된 불안정의 근본 원인이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인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현 상황을 설명하면서 국제사회가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본질을 흐렸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통화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글로벌 해운업계의 공포가 확산되는 시점에 이루어졌다. 이란은 양국 간의 선린우호 관계와 역사적 맥락을 언급하며 향후 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이는 실질적인 보상이나 안전 보장과는 거리가 먼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 정부는 선박의 안전한 항행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

블룸버그 분석에 의하면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는 국제 유가의 변동성을 확대하고 글로벌 해상 물류 비용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해당 항로에 의존하고 있어 선박 피격 사건의 장기화는 국내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닌 지역 내 패권 다툼의 산물로 인식하며 리스크 관리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이러한 태도가 서방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동 지역 전문가들은 이란이 한국 선박에 대한 공격 주체를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국제법적 책임을 피하는 동시에 해협 통제권을 과시하려 한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은 한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저해하고 국제 사회의 고립을 자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이 국내 정치적 결집을 위해 외부의 적을 설정하고 해상 긴장을 도구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라그치 장관이 언급한 세계적 후과는 결국 에너지 공급망 마비를 의미하며 이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제조 강국들에게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 한국 외교부는 이란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응하여 국제 해사 기구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선박 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동 정책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이란이 미·이스라엘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한국 선박 피격 사건을 거대한 지정학적 프레임 속에 매몰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개별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란의 대외 전략에 밀려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향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 안보 협력과 더불어 중동 국가들과의 다자간 외교 채널 가동이 필수적이다. 이란이 지속적으로 책임을 회피할 경우 해상 보험료 인상과 선로 우회에 따른 물류비용 폭증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비상 대응 시나리오를 재점검해야 한다.

결국 이번 한·이란 외교 장관 통화는 양국의 깊은 불신과 입장 차이만을 확인한 자리가 되었다. 이란이 주장하는 선린우호 관계가 진정성을 얻으려면 한국 선박에 가해진 물리적 위협에 대한 투명한 조사와 재발 방지 약속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제 사회는 이란의 책임 회피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의 평화를 저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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