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35세 미국인 카일리 젠터 "전생에 해녀였나 봐요", 10년째 제주 바다와 함께

고진아 기자

오늘은 2026년 06월 08일, 「구쟁이 하영 잡았수다?」라는 제주 사투리가 자연스레 나오는 35세 미국인 카일리 젠터 씨는 「전생에 해녀였나 봐요」라며 활짝 웃었다. 10년째 제주에 살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해녀 문화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그녀의 이야기는 이방인을 넘어 제주 공동체의 일원이 된 특별한 삶을 보여준다.

카일리 젠터 씨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4년 전이다. 경남 진주에서 원어민 강사로 한국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스킨스쿠버 강사 출신의 남편을 만나 10년 전 제주에 정착했다. 푸른 바다에 매료된 삶은 자연스럽게 해녀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10년이 된 해녀 문화는 그녀에게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천직이 됐다. 해녀학교 수료 및 수습 과정을 거쳐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어촌계 소속의 3년 차 해녀로 활동하는 젠터 씨는 해녀 공동체의 「돕고 사는」 정신에 깊이 매료됐다. 「개인사업자 같지만, 어린 해녀 돌봄, 약자 나눔, 어족 자원 보호, 바다 잡초 제거 등 공동체를 최우선하는 문화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35세 미국인 카일리 젠터
[사진=연합뉴스]

3년 차 새내기 해녀인 젠터 씨는 선배 해녀 「삼촌」들로부터 50~60년 세월이 담긴 물질 기술은 물론 삶의 지혜를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 여성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는 해녀 공동체는 문화 전승에 힘쓰는 한편, 소속 해녀들에게 보험 및 진료비 지원 등의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삶의 터전이 되고 있다.

젠터 씨는 코로나 이후 펜션 운영에서 반려동물 호텔로 업종을 변경하며 개인적인 도전도 이어갔다. 그녀는 제주의 섬 문화가 외지인에게 따뜻하며, 한국 사회가 외국인과 외국 문화를 수용하는 다문화 공생의 길로 나아가고 있음에 희망을 느낀다고 전했다. 「다문화 가족들에게 지역사회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해녀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맞은 2026년, 젠터 씨는 「해녀는 정말 멋진 직업」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녀는 앞으로 해녀 문화를 더 널리 알리고 계승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일리 젠터 씨의 사례는 전통문화 보존과 계승, 그리고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다문화 공생의 희망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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