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확대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1.7%)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2% 역성장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되다가 지난해 4분기 -0.1%로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들어 큰 폭의 반등에 성공했다.
▲ 수출·설비투자 동반 증가…성장세 주도
1분기 성장의 핵심 동력은 수출과 설비투자였다.
수출은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품목의 호조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5.9% 증가했다. 수입 역시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3.9% 늘어났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확대되면서 6.6% 증가해 성장세를 견인했다.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증가하며 1.4% 성장했다.
반면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감소의 영향으로 0.4% 줄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 소비와 금융 등 서비스 소비가 증가하면서 0.6% 늘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 속보치보다 상향 조정…수출·투자 개선 반영
이번 잠정치는 속보치보다 수출과 설비투자 실적이 개선되면서 상향 조정됐다.
설비투자 성장률은 속보치 대비 1.8%포인트 높아졌고, 수출 증가율도 0.8%포인트 상향됐다. 다만 수입 증가율 역시 0.9%포인트 높아져 일부 상승 효과를 상쇄했다.
그럼에도 수출 증가 폭이 수입 증가 폭을 웃돌면서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크게 확대됐다.
▲ 순수출 기여도 1.1%p…내수도 성장 뒷받침
부문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은 전체 성장률을 1.1%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문은 민간소비가 0.3%포인트, 건설투자가 0.2%포인트, 설비투자가 0.6%포인트 기여하면서 총 0.7%포인트의 성장 기여도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뿐 아니라 투자와 소비 등 내수 부문도 성장세를 뒷받침했음을 보여준다.

수출(Photo : [연합뉴스 제공])
▲ 제조업 중심 성장…ICT 업종 두각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1차 금속 등을 중심으로 3.9% 증가했다. 특히 ICT 제조업은 무려 15.4% 성장하며 반도체 중심의 산업 호황을 반영했다.
반면 비ICT 제조업은 0.9% 감소해 업종 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도 및 원료 재생업 등을 중심으로 3.1% 증가했고, 건설업은 2.2%, 농림어업은 4.3% 성장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이 증가했지만 운수업 등이 부진해 0.6%의 완만한 성장에 그쳤다.
▲ 국민총소득 급증…교역조건 개선 효과
국민총소득(GNI) 지표는 GDP보다 더욱 큰 폭으로 증가했다.
1분기 명목 GNI는 전 분기 대비 11.0% 증가해 명목 GDP 성장률(10.5%)을 웃돌았다. 이는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9조2천억원에서 13조7천억원으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
실질 GNI 역시 9.2% 증가했다. 교역조건 개선과 함께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8조2천억원에서 11조6천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실질 GDP 성장률(1.8%)을 크게 상회했다.
▲ 1인당 GNI 3만6963달러…전년 대비 0.3% 증가
이날 함께 발표된 2025년 국민계정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6천963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0.3% 증가한 수치다. 원화 기준으로는 5천257만원으로 전년보다 4.6% 늘었다.
지난 3월 발표된 잠정치인 3만6천855달러보다 소폭 상향 조정됐지만 증가율은 동일하게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