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촉발한 오픈AI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AI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의 상장 도전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오픈AI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방식으로 IPO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올가을 상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상장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비공개 제출 방식은 최근 미국 IPO 시장에서 일반화된 절차로, 투자자들은 상장 직전까지 재무 현황과 사업 구조에 대한 세부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
대신 기업과 규제 당국이 투자설명서(프로스펙터스) 작성을 놓고 사전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상장까지 시간 필요"…신중한 입장 유지
오픈AI는 성명을 통해 상장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비상장 기업으로 남아 있을 때 더 쉽게 추진할 수 있는 과제들이 있다"며 "상장에는 복잡한 이해관계와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문제를 의미한다. 상장 이후에는 분기 실적 공개와 주주 가치 제고 압박이 커지기 때문에 연구개발 중심의 장기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AI 기업 특성상 막대한 투자와 장기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한 만큼 경영진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AI 3강의 상장 경쟁 본격화
현재 오픈AI와 앤트로픽(Anthropic), 스페이스X는 모두 초대형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스페이스X다. 회사는 이번 주 후반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성사될 경우 역사상 최대 규모 IPO가 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CEO 역시 이를 통해 세계 최초의 '1조 달러 자산가'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앤트로픽 역시 지난주 상장 신청 사실을 공개하며 올가을 증시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세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상장에 성공하는 기업이 AI 산업의 표준을 정의하고 투자 자금을 선점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앤트로픽 추격에 긴장하는 오픈AI
오픈AI는 여전히 소비자용 AI 챗봇 시장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일부 내부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업 고객 시장에서는 경쟁사인 앤트로픽이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앤트로픽은 최근 비상장 시장에서 오픈AI를 넘어서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 경영진이 앤트로픽보다 늦게 상장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AI 산업의 주도권 경쟁이 기술력뿐 아니라 자본시장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역대 최대 투자 유치…막대한 자금력 확보
오픈AI는 이미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아마존,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총 1,22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는 AI 산업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로 평가된다.
초기 투자자로는 코슬라벤처스, 스라이브캐피털,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참여했다.
오픈AI는 경쟁사보다 공격적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보해 왔으며, 이를 통해 대규모 연산 능력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 상장의 최대 과제는 '수익성 증명'
다만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성장성보다 수익성이다.
오픈AI는 2030년까지 수천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 투자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따라서 상장 이후에는 매출이 이러한 투자 규모를 정당화할 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전망에 따르면 향후 현금 소진 규모는 역사상 어떤 상장기업보다도 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모델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이 여전히 수익 창출 속도를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AI 산업의 공통 과제…'적자 성장'
이 같은 고민은 오픈AI만의 문제가 아니다.
앤트로픽과 스페이스X 역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고성능 AI 모델은 학습과 운영 비용이 매우 높아 현재까지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앤트로픽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올해 2분기 조정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간 기준으로는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AI 산업 전반이 시장 점유율 확대와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익성보다 성장에 집중하는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 아마존 사례처럼 장기 성장 가능성 주목
시장에서는 AI 기업들의 대규모 적자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창업 이후 6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확장을 통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확보한 이익 대부분을 혁신 사업에 재투자하며 장기 성장 전략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오픈AI 역시 현재의 막대한 투자와 손실이 향후 AI 산업 지배력 확보를 위한 과정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결국 오픈AI의 IPO는 단순한 기업 상장을 넘어, AI 산업의 미래 가치와 투자자들의 신뢰를 시험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